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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운데)가 16일 중국전에서 후반 6분 2-0 승리를 마무리하는 쐐기골을 넣은 뒤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과 끌어 안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에이스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손흥민 한 명의 투입으로 경기가 이렇게 달라졌다.

한국 축구가 중국을 완파하며 2019년 UAE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를 1위로 통과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 UAE 아부다비 알 나얀 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아시안컵 C조 3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전반 14분 황의조의 페널티킥 선제골, 후반 6분 김민재의 헤딩 추가골을 묶어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조별리그 3전 전승 무실점을 기록하며 중국전 전까지 2위였던 순위를 맨 위로 바꿔놓았다.

아울러 지난 2017년 3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 원정 0-1 패배, 같은 해 12월 일본 도쿄 동아시안컵 2-2 무승부 등 최근 중국전 2경기 1무1패 부진을 털어냈다. 벤투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지난 9월 코스타리카전부터 10경기 무패(6승4무)를 기록했다.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10시 두바이 라시드 경기장에서 A·B·F조 3위 중 한 팀과 8강행을 다툰다.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땐 A조 3위로 이미 16강행 와일드카드를 거머쥔 바레인이 유력하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12~1월 13경기를 연속 출전(12차례 선발)한 손흥민을 4-2-3-1 포메이션에서 황의조 뒤를 받치는 2선 공격수 선발로 집어넣는 승부수를 띄웠다. 손흥민이 이틀 전 6시간 비행기를 타고 UAE에 도착한 점을 감안하면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법했으나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할 경우, 8강에서 난적 이란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벤투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차게 했다.

손흥민의 위력은 전반 초반부터 빛났다. 전반 5분 자신이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자 가만히 멈춰 황의조의 슛을 돕는 등 팀플레이에 녹아든 손흥민은 전반 10분이 지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결국 첫 골의 물꼬를 텄다. 이용의 경고누적 결장으로 오른쪽 풀백을 맡은 김문환이 공격 지역까지 침투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한 것이다. 중국 밀집 수비 두 명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던 손흥민을 중국 수비수 스커가 발로 걸어 넘어트리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한국은 벤투 감독 부임 뒤 A매치에서 얻은 3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실축했다. 이날은 달랐다. 골문 왼쪽 아래를 보고 찬 황의조의 오른발 킥은 상대 골키퍼 얀준링이 방향을 예측했음에도 골망을 강하게 흔들었다. 황의조는 지난 7일 필리핀전에 이어 이번 대회 2호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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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16일 중국전에서 킥을 차기 전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첫 골로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중국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주포 우레이와 특급도우미 하오준민, 원톱 가오린 등 주축 공격자원 3총사를 모두 뺀 중국은 세밀한 플레이보다는 전방에 길게 띄우는 방식의 투박한 공격을 진행했다. 태극전사들은 반면 볼점유율 60%를 돌파하며 활발하게 추가골을 노렸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황의조가 전반 2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시도한 감아차기가 중국의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타한 것이다. 손흥민은 전반 26분 아크 왼쪽에서 묵직한 오른발 슛을 날랴 자신의 이번 대회 첫 슛을 기록했으나 얀준링에 잡히고 말았다.

전반전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계속 몰아쳤다. 손흥민을 일찍 벤치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라도 추가골이 필요했다. 후반 6분 만에 웃었다. 이번에도 손흥민이 출발점이었다. 왼쪽 코너킥 찬스에서 그가 골대 가까운 쪽으로 찬 오른발 킥이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김민재의 머리를 맞고 두 번째 득점으로 완성된 것이다. 벤투 감독도 승리를 예감한 듯 호쾌하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벤투 감독은 두 골 차로 앞서자 후반 25분 황의조를 지동원으로, 후반 35분 이청용을 주세종으로 교체하며 주축 선수들 체력을 아끼고 전술 변화를 추구했다. 손흥민은 후반 43분에서야 구자철로 교체돼 자신의 3번째 아시안컵 첫 경기를 마쳤다.

축구대표팀은 16일 두바이로 이동하며 전면 휴식을 취한다.

doku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