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축구대표팀의 이재성이 지난해 9월4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훈련을 소화하고있다.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 달 가까이 진행되는 토너먼트에서 부상자 발생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그에 대한 대처와 플랜B를 제대로 세우는 게 감독의 몫이다.

벤투 감독은 2019년 UAE 아시안컵을 치르기 전부터 부상과 싸우고 있다. 11월 호주 원정에서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가 인대 파열 부상으로 낙마하더니 아시안컵 개막 직전엔 백업 공격수 나상호가 돌아갔다. 본선 개막 뒤에도 부상 릴레이다. 기성용이 지난 7일 필리핀과 1차전 도중 햄스트링 이상으로 다음 경기였던 12일 키르기스스탄전에 빠졌다. 센터백 권경원도 재활에 들어갔다. 여기에 역시 부상 중이던 2선 자원 이재성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성은 필리핀전 직후 오른쪽 엄지 발바닥 쪽에 부상을 입었다. 이후 치료와 재활을 이어갔으나 상태가 확실하게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 14일 대표팀이 머무르는 UAE 수도 아부다비 현지 병원에서 MRI 촬영을 통해 정밀검사를 실시했고 부상 부위 근육의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표팀 의료진 소견으로는 일단 일주일 안정을 취한 뒤 재활해야한다. 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다.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해주기 위해 정밀검사를 했다. 당분간은 이재성이 팀 훈련에 합류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성은 15일 중국전 최종훈련에 빠지면서 당분간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태다. 16강은 물론 8강까지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벤투 감독도 이재성의 정확한 진단을 접한 뒤 “우리 팀에 부상 선수들이 일부 있고 계속 지속되고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이 이제 막 합류한 상태에서 기성용, 이재성 등의 부상은 벤투 감독을 고민에 빠트릴 수 있다. 그러나 토너먼트에서 부상이나 경고 누적으로 매 경기 100% 전력을 꾸려 나서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결국 주전급 선수들의 공백을 대체 선수 혹은 전술 변화 등으로 메우는 것이 감독이 해야할 일이다. 아울러 기존 전술이 통하지 않을 때도 대비해야 한다. 지금 벤투호엔 멀티 플레이어들이 많다. 손흥민도 레프트 윙이 아니라 전방 포워드로 변신할 수 있다. 이승우나 황인범 등 젊은 공격수들도 대기하고 있고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골키퍼 조현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벤투호의 플랜B 결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변화무쌍한 전술 변화도 문제지만 고정된 멤버와 전술에 몰두하다보니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을 때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4-2-3-1 포메이션의 주전 멤버들이 윤곽을 드러냈다. 16강부터는 실력 있는 팀들끼리 집중력을 갖고 붙는다. 벤투호도 부상자를 잘 치료하는 게 필요하지만 부상자들의 빈 자리를 무난히 메울 수 있는 용병술과 전략을 갖추는 것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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