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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베스트샵 한 매장. 이곳에서는 렌탈 가격 안내가 월 납입 기준만 제공되고 있다.  이선율 기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권 보장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부터 렌탈료 총액 가격 표시 의무화를 실시하고 있지만 유독 LG전자가 해당 규정을 이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공정위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렌탈 서비스 업종에 대해 소유권 이전 시까지 소비자가 렌탈 계약상 지불해야 하는 렌탈료, 등록비, 설치비 등 모든 비용의 합계를 반드시 명시하도록 했다. 이를 어길 경우 1억원의 과태료가 부가된다.

하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공정위도 조사의 형평성 문제를 운운하며 단속에 나서지 않는 등 ‘대기업 봐주기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정수기, 비데, 연수기, 공기청정기 등 렌탈 서비스 업종에 대해서는 소유권 이전시까지 소비자가 렌탈 계약상 지불해야 하는 렌탈료, 등록비, 설치비 등 모든 비용의 합계를 반드시 명시하도록 공지했고, 지난해 7월부터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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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베스트샵의 한 매장 전경. 이곳은 렌탈 총액 표시를 해놨으나 총액 표시가 눈에 띄지 않게 배치됐다.

지난 19~20일 이틀간 주요 렌탈 판매 업체인 코웨이와 LG전자를 중심으로 총 렌탈 가격 표시여부를 확인해봤다. LG전자 베스트샵 5곳을 둘러본 결과 그중 렌탈 총액을 표시한 매장은 1곳 뿐이였다. 1곳의 매장도 렌탈 가격을 눈에 띄게 배치해놓지 않아 바로 렌탈 총액을 찾는데 일정 부분 시간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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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한 가전양판점에 진열된 코웨이 제품에 대한 가격표로 코웨이의 경우 3년 렌탈, 5년 렌탈 기준 총액이 모두 표시돼있다. 아래쪽 사진은 LG베스트샵 매장에서의 제품 가격표로 월 렌탈료만 안내돼있다.

방문판매 중심의 유통망이 강화된 코웨이는 자사의 공식 오프라인 직영 매장이 없어 온라인 몰을 중심으로 살펴봤고, 코웨이는 렌탈 총액표시를 제대로 해놓았다. 오프라인 직영 매장은 아니지만 코웨이 제품이 입점해있는 하이마트와 이마트에서도 5곳 모두 렌탈가격 총액 표시가 제대로 돼있었다.

LG전자도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에는 월 렌탈 금액 외에도 렌탈 총액 표시를 안내하고 있다. 단 5년동안 6개월 AS 서비스 1회를 받는 기준에서의 렌탈 총액이다. 코웨이는 3년(의무사용기간), 5년(소유권 이전)으로 나눠 렌탈 총액표시를 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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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공식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렌탈 가격 표시(왼쪽)과 코웨이 공식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표시 정보 캡처.

공정위는 6개월이 지난 현시점까지도 충분한 정보 제공을 하지 않고 있는 LG전자의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복잡한 문제가 엮여 있어 과태료를 바로 물기가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측은 “전국에 매장이 많아 다 확인을 하지 못했지만 주요 매장을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하는 데 정보를 불완전하게 제공했을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직영매장과 대리점의 판매 방식이 각기 다르고, 위탁해 판매하는 대리점이 해당 규정을 어겼을 때 과태료 부과 조치를 내려 본사의 문제라고 책임 회피를 해버리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또 어떤 매장은 조사를 해서 과태료를 부과하고, 어떤 매장은 조사를 안하고 넘어가면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 책임 주체를 정확히 판단해야하는 문제가 어렵고, 판매 방식에 대한 법적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에 대해 하나하나 따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감시는 강화할 예정이나 감시 방식을 대리점 사장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방식이 아닌 본청(기업)에게 충분히 알려서 이 문제가 충분히 고쳐지도록 권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차선책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지난해 10월 전수 전검을 실시했고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 렌탈료 총합(일시불) 가격표를 배치하도록 조치했다”면서 “렌탈 총액 일시불 가격표는 한국 영업본부에서 만들어서 전국 베스트샵 매장에 동일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탈업체 한 관계자는 “총액을 표시하지 않는 것이 영업적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요즘은 렌탈이 대중화돼서 고객들도 충분히 월 납입 금액을 계산해서 파악할 수 있다. 2005년 제품가격과 2010년 제품 가격의 가치는 다르다. 보통 렌탈 가격은 제품가격에 서비스 가격을 합한 것으로, 이에 평균 물가상승률(2~3%), 시장 평균금리까지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