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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뒤, 정체 모를 뭔가가 있다.
불쑥 솟아 있는 저것은 무엇인가?
마치 ‘솟대’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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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오키나와 온나손에 위치한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
맥과이어를 비롯한 선수들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솟대의 정체는... 랩소도(Raps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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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소도는 이동식 트랙맨이다.
트랙맨은 투타의 정보를 분석하는 시스템.
트랙맨은 미사일을 추적하는 군사용 레이더 기술이 바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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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훈 심판도 궁금했을까.
랩소도 시스템이 분석한 맥과이어의 투구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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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소도에 대해 더 알아보자.
도우미는 바로 김용우 분석관.
“투수들은 랩소도로 자신이 던진 공의 움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공의 궤적, 던지는 순간 손목의 각도, 공에 얼마나 힘을 전달하는지도 알 수 있죠. 공끝의 무브먼트, 회전수도 알 수 있어요”“투구할 때, 공을 채는 방향에 따라 1시 20분, 1시 23분 이렇게 나타됩니다. 공이 회전하는 각도를 알 수 있다는거죠. 투구 후 궤적은 위에서 옆에서 뒤에서 모두 표시됩니다.랩소도를 통해 공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설명.
핵심은 변화의 측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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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투수가 느끼지 못할 정도의 변화를 알아챌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분명 공을 똑바로 던지는거 같은데, 투수는 자신도 모르게 폼이 바뀝니다. 조금씩 비틀어 던지기도 하고 팔 각도나 손목 각도가 바뀌는데 그걸 랩소도가 잡아냅니다”
투수의 구위가 변했을 때, 랩소도가 미세한 차이를 집어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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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소도 시스템은 삼성 선수들에게 이미 익숙하다.
올시즌 선발 변신중인 최충연도 랩소도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감은 좋은데 공이 이상할 때가 있어요. 그걸 랩소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죠. 그러면 좋았던 감을 버리고 조정에 들어갑니다. 랩소도는 공의 궤적, 회전, 익스텐션, 머리에서 손이 나오는 각도까지 알려줘요. 공을 던질 때 어느 정도 손가락으로 눌러 던지는지, 그 각도까지도요”삼성의 특징은, 투수 뿐 아니라 타자용 랩소도 시스템도 이용한다는 것. 타자박스 앞에 설치해 타구 스피드, 회전수와 회전 방향, 타구 거리 등을 확인해 타자에게 전달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
그 시작은 스스로를 아는 지기(知己)다.
오키나와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