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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팀을 운영하려면 리빌딩은 필수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고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새 시대가 열리면 좋겠지만 쉽진 않다. 이번 한화 이용규(34) 사태로 리빌딩의 치명적 맹점이 또 한번 드러났다.
한화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돌발 악재를 만났다. 주전 좌익수, 9번타자로 점찍었던 이용규가 구단에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 사실상 항명이나 마찬가지다. 한화는 이용규를 육성군으로 보냈다. 전력 제외 조치다. 현 시점에선 이용규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낮다. 한화는 지난 시즌부터 베테랑 선수들과 갈등 국면에 접어들었다. 육성과 리빌딩을 팀 기조로 공표한 가운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더 많이 주어졌고, 베테랑들의 불만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었다. 설 자리를 잃은 베테랑 투수 심수창(38·LG)과 배영수(38), 권혁(36·이상 두산)이 구단에 방출을 요구해 팀을 떠났다. 이들과 경우가 다르지만 이용규 역시 팀을 떠나기 위해 결단을 내렸지만 벼랑 끝에 몰렸다.
한화를 떠난 베테랑들의 공통분모는 모두 외부 영입 전력이다. 한화에서만 뛴 선수라면 로열티(Loyalty·충성심)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에서 데뷔해 줄곧 한화 유니폼만 입고 뛴 송광민(36)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지만 욕심을 버리고 구단 눈높이에 맞춰 팀 잔류를 택한 게 좋은 예다. 하지만 야구인생을 타팀에서 주로 채우고 온 선수들의 경우 팀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팀을 위한 희생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 쉽다. 심수창, 배영수, 권혁, 이용규 등 모두 한화에서 뛴 기간이 길지 않다.
구단의 자세도 중요하다. 리빌딩은 단순히 나이 든 선수를 젊은 선수로 대체하는 게 아니다. 수년간 팀을 위해 뛴 선수의 그간 공헌도에 대한 인정과 예우도 필요하고, 주전에서 밀려난 선수를 납득시킬 수 있는 명분도 필요하다. 팀의 중심이었던 선수가 그 중심에서 멀어질 때의 상실감은 크기 때문이다. 타 구단 관계자는 “리빌딩은 정말 어렵다. 베테랑들이 지금까지 팀에 공헌한 부분들을 인정해주며 대우해주고 충분히 얘기하며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이승엽처럼 본인 스스로 적절한 때에 물러나주면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한화의 경우 베테랑들이 잇따라 항명에 가까운 행동으로 팀을 떠나거나 떠나려 하는 것을 보면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대교체는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러나 육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면 베테랑이 소외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리빌딩의 맹점이다. 팀을 바꿔가는 과정에서 베테랑이 할 역할도 분명히 있다. 팀내 줄어든 역할 대신 다른 동기부여를 해주며 베테랑까지 끌어안고 자연스럽게 팀의 체질을 바꿔가는 게 최상이다.
iaspire@sportsseoul.com


![한화 이용규 [포토]](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9/03/18/news/201903180100083250006344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