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끝판왕’ 권아솔(33·팀 코리아MMA)과 ‘김해대통령’ 김태인(26·로드짐 강남MMA)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선수 모두 로드FC 청담동 압구정짐에서 훈련을 하며 굵은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을 분석하는 데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명장’ 박창세 감독이 두 사람의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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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청담동 압구정짐에서 훈련을 마친 권아솔, 김태인, 박창세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권아솔은 오는 5월 18일 한국 격투기 사상 최대의 이벤트인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을 가진다. 상대는 2년여 동안 진행된 토너먼트를 뚫고 올라온 만수르 바르나위(27·TEAM MAGNUM/TRISTAR GYM)다.

권아솔은 최근 김태인을 스파링 파트너로 마지막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김태인은 권아솔이 가장 아끼는 후배 중의 한명이다. 김태인의 부친상 때 직접 자신의 SNS에 부고 소식을 알릴 정도로 아끼는 후배다. 김태인도 권아솔을 형처럼 따르며 진한 선후배의 정을 나누고 있다.

권아솔은 그동안 그래플링과 웨이트 등 바르나위를 상대하기 위해 부족했던 부분에 중점을 둬서 훈련을 해왔다. 마지막 훈련 파트너로 김태인을 택한 것은 김태인의 체격 조건이 바르나위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김태인은 186cm이고 바르나위는 187cm다. 김태인의 체급은 미들급으로 권아솔과 바르나위의 체급인 라이트급보다 두 단계 위다.

바르나위와 비슷한 키에 자신보다 육중한 덩치와 파워는 권아솔에게는 훈련 파트너로서 손색이 없다. 이상적일 정도다. 비록 김태인이 신인이지만 15전 전승의 아마추어 복싱전적을 가지고 있다. 또한 김태인도 같은 날에 임동환(24·팀 스트롱울프)을 상대로 케이지에 오르기 때문에 권아솔과의 스파링은 실전을 방불케 한다.

권아솔은 이번 경기에 대해 “나 혼자 싸우는 경기가 아니다. 우리 팀을 대표하고, ROAD FC를 대표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싸우는 경기다.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하다. 만수르를 죽여 버리겠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경기이기에 권아솔은 만수르 바르나위와의 대결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만수르 바르나위를 공략할 전략을 짜고, 그에 맞춰 훈련을 하고 있다. 심지어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하며 실생활에서도 만수르 바르나위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모든 조건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조건(?)이 김태인에게 있다. 김태인을 쓰러뜨리려면 라이트급 이상의 힘과 기술이 필요하고 김태인의 큰 키는 이전과 상대해보지 못한 ‘벽’이기 때문에 남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안성맞춤일 수밖에 없다.

김태인은 “(권)아솔이 형은 지금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팀에서 내가 가장 키가 큰데, 나를 만수르로 생각하고 일상생활에서 대하고 있다. 나를 만나면 내 이름을 안 부르고, ‘왔냐 만수르’라고 말하고, 째려보기도 한다. 같이 스파링을 할 때면 확실히 강하게 하고 있다”며 권아솔에 대해 말했다.

만수르 바르나위의 맞춤 전략을 하는 건 박창세 감독(39)의 영향이 크다. 박창세 감독은 권아솔의 스승으로 권아솔과 이윤준, 라인재까지 모두 챔피언으로 만든 대한민국 최고의 MMA 명장이다.

박창세 감독은 “만수르가 잘하는 걸 아솔이가 더 잘하게 만들고 있다. 만수르와의 경기 준비가 전체적으로 70~80% 된 상태다. 다음 달이 되면 만수르보다 그라운드, 타격 등 모든 면에서 아솔이가 더 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아솔은 박창세 감독의 지도로 스타일도 바꿨다. 권아솔처럼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하며 최정상의 실력을 갖춘 파이터가 스타일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 박창세 감독은 건대 입구역 근처에서 화요비라는 일본 선술집을 운영하며 바쁜 와중에도 권아솔 지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스타일 변화를 이끌어냈다.

박창세 감독은 “아솔이가 스타일을 바꾼 이유는 치고 빠지는 스타일을 하게 되면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되기 때문이다. 만수르가 잘하는 영역으로 들어가서 만수르보다 더 잘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아솔이가 시키는 대로 잘하는 스타일이라서 잘 따라오고 있다. 힘과 스피드도 모두 늘었다”며 권아솔의 변화에 대해 말했다.

이제 권아솔과 만수르 바르나위의 대결은 33일밖에 남지 않았다. 아시아 역대 최대 우승 상금, ROAD FC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 트로피까지 모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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