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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현대家’의 강력한 힘은 센터백 조합에서 나온다.

K리그1 선두를 달리는 울산현대는 윤영선-불투이스 조합을 앞세워 강력한 수비벽을 구축하고 있다. K리그 7경기서 4실점만을 기록하고 있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3경기서는 아예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두 선수는 K리그1 한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9경기에서 호흡을 맞췄다. K리그 최고의 방패라는 표현도 과언은 아니다. 이에 대항하는 조합은 전북현대의 홍정호-김민혁 콤비다. 전북은 K리그 7경기 5실점, ACL 3경기서 2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보다 실점이 많긴 하지만 0점대 실점율을 유지하고 있다. 홍정호와 김민혁이 함께 뛴 7경기에서는 3실점이 전부다. 최근 공식전 3경기에선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첫 호흡인데 찰떡궁합

공교롭게도 두 조합 모두 올시즌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윤영선은 올 겨울 울산 유니폼을 입었고 불투이스는 K리그가 처음이다. 전북도 마찬가지다. 홍정호가 터줏대감이지만 김민혁은 일본에서만 뛰다 K리그에 온 이적생이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법도 한데 이들은 파트너에게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현영민 JTBC 해설위원은 “네 선수 모두 기본 실력이 좋고 경험이 많다. 워낙 노련하기 때문에 적응에 무리가 없는 것 같다. 신기할 정도로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높이 평가했다. 김재성 SPOTV 해설위원도 “K리그가 처음인 불투이스와 김민혁 모두 적응력이 좋은 것 같다. 특히 불투이스는 원래 K리그에 있던 선수처럼 뛴다. 성격도 좋고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울산은 힘과 높이, 전북은 빌드업과 속도

두 팀의 센터백 조합 특징은 조금씩 다르다. 울산의 경우 비슷한 스타일의 두 선수가 함께 뛴다. 윤영선과 불투이스는 힘과 높이 등 수비적인 면에서 뛰어나다. 대인마크와 제공권 능력이 압도적인 배경이기도 하다. 스타일이 비슷한 두 선수는 울산이 추구하는 축구와 잘 어울린다. 울산은 라인을 올리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밸런스를 잡는 축구를 한다. 상대적으로 발이 빠르지 않지만 뒷공간을 내줄 여지가 적어 효과적인 수비를 구사한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힘으로 상대를 누르는 수비가 압도적이다. 선이 굵은 축구에 어울리는 조합이다. 그렇다고 빌드업 능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과거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레스터시티의 로베르트 후트, 웨스 모건 콤비를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울산과 달리 전북 조합은 전형적인 ‘A+B’로 구성된다. 홍정호는 발이 빠르고 빌드업 능력이 좋은 센터백이다. 반면 김민혁은 파이터형 수비수다. 유형이 다른 두 선수가 내는 시너지가 좋다. 전북은 울산에 비해 라인이 올려세우고 공격에 무게를 두는 팀이라 센터백들이 뒷공간을 더 많이 커버해야 한다. 홍정호의 장점이 필요한 이유다. 현영민 위원은 “전북은 울산보다 공격적이고 더 섬세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홍정호처럼 패스를 잘하는 센터백이 필요한데 김민혁이 궂은 일을 담당하기 때문에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적인 조합”이라고 말했다.

◇초반은 울산 무게감 우세

아직 시즌 초반인데다 두 조합의 스타일이 워낙 달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대부분의 해설위원들이 울산의 윤영선-불투이스 조합에 한 표를 던졌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불투이스는 K리그의 판다이크 같다. 지난 시즌까지 뛰던 리차드보다 좋아 보인다. 윤영선과의 호흡도 좋다. 전북 수비도 좋지만 울산이 더 우세하다”라고 말했다. 김재성 위원도 “울산 조합은 현장에서 보면 정말 뛰어나다. A급 지도자 자격증 교육 때문에 많은 지도자들과 울산 경기를 본 적이 있는데 다들 감탄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콤비”라며 울산에 힘을 실었다. 김환 JTBC해설위원도 “전북의 경우 팀 특성상 수비에 쏠리는 부담이 크다. 울산은 전북보다 수비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래도 확실히 안정감이 돋보인다. 근소한 차로 울산이 더 나은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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