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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오른쪽)이 18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을 찾은 신본기의 엉덩이를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사직=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롯데 신본기(30)가 KIA 더그아웃을 찾았다. 양현종(31)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신본기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원정팀이 사직구장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날 롯데 선수단은 전날 연장 혈투를 치르는 등 이틀연속 장시간 경기를 한 탓에 컨디셔닝 위주로 간단히 훈련했다. 일찌감치 훈련을 마치고 기다리던 신본기는 양현종이 더그아웃에 나타나자 모자를 벗고 다가갔다.

신본기가 “괜찮으세요?”라고 묻자 양현종도 환하게 웃으며 “응, 괜찮아”라고 답했다. 전날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신본기의 타구가 양현종에게 정면으로 돌아갔다. 깜짝 놀란 양현종이 급히 상체를 틀어 피하려고 했지만 왼팔 이두근에 스치듯 맞은 뒤 3루수 앞으로 굴절됐다. KIA 김기태 감독까지 마운드에 올라 더 던지겠다는 양현종을 만류했고 결국 시즌 첫 승도 날아갔다.

자신의 타구에 상대 투수가 맞았으니 신본기도 깜짝 놀랐다. 그는 “얼굴 맞는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라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양현종은 “아니, 여기”라며 팔을 가리켰고 “괜찮아”라며 신본기의 엉덩이를 두드렸다. 그러고는 “살살 좀 하자, 살살”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인성 좋기로 소문난 둘이 연출한 훈훈한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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