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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이렇게 할 거면 여기 왜 나왔어!”
정정용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오후 경기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공식 훈련 도중 선수들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선수들이 훈련에 100% 몰입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날 정 감독은 훈련 강도를 조금 낮췄다. 1일 수원삼성과 비공개연습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강도 높은 훈련 대신 가벼운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은 집중력이 떨어져 보였다. 선수들이 볼 터치나 패스하는 과정에서 자잘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훈련 분위기가 느슨해졌다. 이를 지켜보던 정 감독은 잠시 훈련을 중단하고 “왜 이렇게 집중을 하지 못해. 이렇게 할 거면 여기 왜 나왔어. 이런 식으로 할 거야?”라며 강하게 채근했다. 정 감독의 채찍질에 선수들은 응답했다. 정 감독의 말이 끝난 후 박수를 치고 서로를 독려하며 훈련 분위기를 다 잡았다. 어린 선수들인만큼 정 감독의 말에 주눅이 들기보다는 오히려 활기를 찾는 모습이었다. 정 감독 말에 훈련장 공기가 달라졌다.
정 감독이 평소보다 더 강하게 나간 이유가 있다. 1일 연습경기를 끝으로 다음달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최종명단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파주에는 23명이 모여 훈련하고 있다. 여기에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은 유럽파 3명(정우영, 김정민, 김현우)를 포함하면 총 26명이 월드컵 출전 후보다. U-20 월드컵 엔트리는 총 21명이다. 파주에서 함께 훈련한 5명은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훈련 후 만난 정 감독은 “솔직히 심경이 복잡하다. 결정을 해야 하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라며 속내를 밝혔다. 스승으로서 월드컵에 가지 못할 제자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 선수들이 훈련에 더 집중하길 바랐던 이유였다.
이날 훈련을 마치며 선수들은 기념사진을 찍었다. 23명 모두가 파주에서 갖는 마지막 훈련이라 의미가 특별했다. 1일에는 연습경기를 치르고, 2일에는 명단을 발표한다. 누군가는 이날 훈련을 끝으로 U-20 대표팀에서 빠져야 한다. 코칭스태프 제안으로 선수들을 사진을 찍었고, 훈훈한 분위기 속에 훈련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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