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8K 티비
삼성전자의 8K QLED TV. 제공|삼성전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지난해말부터 차세대 TV로 8K TV가 급부상한 가운데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가격 인하가 중요한 변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K TV는 7680x4320 화소 해상도를 구현하는 초고선명화질 TV로 풀HD TV보다 16배, 4K UHD TV보다 4배 선명하다. 이 시장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먼저 뛰어들었고,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LG전자에 이어 소니까지 시장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화웨이도 나서 연내 5세대(5G)기반 8K T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노남석 전 삼성전자 상무는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유비리서치 주최로 열린 ‘2019 OLED 상반기 결산 세미나’에서 “TV시장은 가격에 비례해 양이 정해지는 만큼 8K TV 가격이 많이 내려간다면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제품의 가격이 이전 세대 제품 가격보다 1.2배 수준까지 내려오면 대중화되는 데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하겠다”고 말했다.

IHS는 올해 8K TV 판매량이 약 34만대 선으로 내다봤지만 8K TV 판매량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최근까지 1% 미만을 유지하고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8K시장의 성장세가 더딘 이유로 콘텐츠 부족을 꼽았다. 이에 대해 노 전 상무는 “업체들도 AI 업스케일링(고화질변환) 기능 추가 등 자체적으로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4K가 처음 나올 당시에도 콘텐츠가 전혀 없었지만 향후에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8K TV를 앞서 선보인 것은 4K 때 중국보다 늦게 진입한 경험이 있고, 시장을 먼저 개척하자는 뜻에서 서두른 것이다. 하드웨어적으로 먼저 제품이 늘어나면 차차 콘텐츠도 늘어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TV시장에서 경쟁의 관건은 가격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을 했다. 노 전 상무는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QD OLED, LG전자는 플렉서블 올레드 등에 집중하고 있는데, 결국 소비자입장에서는 가격이 선택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TV 시장이 수량 기준으로 2억2000만대수준인데 이중 프리미엄 제품인 OLED TV가 지난해 250만대 즉 1% 조금 넘는 수준으로 팔렸고, QLED를 포함하면 전체 판매량이 500만대 수준으로 3% 미만이다. 가장 대중적인 사이즈인 65인치 제품이 1000달러 이하로 판매되면 TV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는 중국업체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중국 패널 업체들의 6세대 OLED 투자 공세에 의해 2022년에는 30% 이상의 공급과잉을 초래하고, 2023년에는 6세대 장비 시장이 사라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면서 “높은 OLED 패널의 재료비에 의해 OLED 패널 시장 확장이 한계에 직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결방안으로 보수적 관점에서 사업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렉시블 OLED 재료비 중 모듈의 재료비가 10달러 이상 줄어야하고 TV용 OLED 패널 판가는 55인치가 250달러까지 낮아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OLED TV 성장세가 최근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한 진단도 나왔다. 그는 “기술, 제품, 시장은 메커니즘이 각기 다른데 (B2C 시장에서는) 기술이 좋다고 무조건 시장에서 잘팔리는 것은 아니다. OLED TV가 좋다는 것은 알지만 가성비가 좋지 않아 성장이 더딘 것이다. OLED끼리 경쟁에서는 기술력으로 승부해도 되지만, LCD와 OLED 등 이종 제품일 경우에는 패러다임이 바껴야 승산이 있다. 과거 브라운관에서 LCD로 넘어온 시기와 달리, LCD와 OLED는 소비자 입장에서 화질 등의 기술적인 성능 이외엔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