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동성애 비디오 관련 스캔들 때문에 말레이시아 정가가 시끄럽다. 이번 스캔들에는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 2명이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말레이 메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남자 동성애 영상이 급속도로 퍼졌다. 영상이 공개된 후 말레이시아 1차산업부 차관의 수석비서인 하지크 압둘라 압둘 아지즈는 자신이 영상의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특히 또 다른 한명은 유력 정치인 아즈민 알리(55) 말레이시아 경제부 장관이라고 지목했다.


아지즈는 "해당 동영상은 센다칸 보궐선거 기간이었던 지난 5월 11일 포포인츠 호텔에서 내 동의 없이 촬영됐다"며 "부패방지위원회(MACC)에 수사를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정황까지 제시하며 수사 촉구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의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당국은 영상 속 남성의 얼굴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영상 속 남성이 아즈민 장관이라고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정당 지도자가 이 영상의 배포를 주도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지도자의 이름이 거론되진 않았으나 말레이시아 여론은 아즈민 장관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집권당 연합의 안와르 이브라힘(72) 인임정의당(PKR) 총재로 좁혀졌다. 안와르는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지난해 5월 총선 승리로 복귀한 마하티르 총리의 후임으로 거론됐던 안와르는 과거에도 마하티르 총리와 관계가 나빠지며 갈라진 적 있다. 이 때문에 안와르가 총리 후보 경쟁자인 아즈민을 정치적으로 매장하기 위해 섹스 비디오 스캔들 공작을 벌였을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경찰은 최근 안와르의 정치 담당 비서 등 PKR 소속 인사를 체포해 조사하기도 했다. 만약 안와르가 영상 배포를 주도했다는 점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안와르의 정치 생명은 끝날 수 있는 셈이다.


아즈민 장관은 "나를 공격하기 위한 숨은 손이 있다"며 당국이 이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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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말레이메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