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상중
배우 김상중.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비가 많이 내리죠? 미국에도 비가 내리는데 뭐라고 할까요? USB(유에스비)입니다!”

배우 김상중은 특유의 ‘아재개그’를 이어가며 함께한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세상 진지하고 묵직한 목소리를 가진 그가 건넨 ‘아재개그’는 반전 재미를 거듭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여전히 ‘아재개그’를 개발 중”이라 말한 김상중은 “책을 내거나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싶다. 공식석상의 분위기가 경쾌하지만은 않은데 재밌게 하면 어떨까 했다”고 개그를 이어간 이유를 말했다. 이어 “가는 말이 고우(go)면 오는 말은? 컴(come)이잖아요”라 덧붙이며 폭소를 유발한 김상중이다.

사람 마다 개그 취향이 다르기에 냉소적인 반응에 상처 받지 않냐는 질문에 “그럴 때도 있지만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의 타율이 평균적으로 3할이라는데, 저는 개그 성공률이 4~5할 정도다. 그런데 제가 얘기하면 대부분 진실로 받아들였다가 반전 때문에 배신감도 많이 느끼더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기분 좋은 유머로 무장한 김상중이 스크린을 통해 돌아왔다. 김상중이 주연을 맡은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손용호 감독)는 호송 차량 탈주 사건이 발생하고, 사라진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다시 뭉친 ‘나쁜 녀석들’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김상중은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오구탁 역으로 출연하며 의미를 더했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감히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이라 말하고 싶다. 드라마가 오구탁의 ‘나쁜 녀석들’이라 할 수 있으면, 영화는 박웅철(마동석 분)의 ‘나쁜 녀석들’이다. 박웅철의 존재감이 굉장히 크다. 드라마보다는 적은 활약을 했지만 숲을 놓고 봤을 때 좋은 나무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 속에서 제가 튀고 싶거나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을 낸다면 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워낙 원작이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 만큼 많은 인기를 얻은 드라마기에 영화화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터다. 김상중은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에 대해 “동석이와 영화화를 하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그게 현실이 됐는데 드라마는 조금 더 무겁고 어두웠다. 영화화했을 때는 보다 대중적이게 가야 했고, 그러려면 유머 코드가 많이 들어갔다. 아무래도 드라마보다 동석이의 몫이 커졌다. 액션이 훨씬 업그레이드 된 통쾌 범죄 오락 액션이다. 물론 드라마를 본 분들 중 아쉬워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에 개봉하니 조금 밝게 하자는 코드가 있다. 그런 아쉬움이나 서운했던 점은 2편이 제작된다면 좀 더 다르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김상중과 함께한 오구탁은 그에게 있어 애정 가득한 캐릭터기도 하다. 김상중은 “‘최애 캐릭터’ 중 하나”라면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는 시원한 한 방을 주지 못한다. 늘 알려주고, 여론을 형성하기도 하고, 재수사를 하게끔 하는데 완성된 시원한 한 방을 주지 못해 진행자인 저로써도 아쉬운 점이 많다. 그러나 오구탁은 그런 아쉬움이 없는 캐릭터다. 시원한 한 방을 매 사건마다 준다. 그래서 답답한 아쉬움을 오구탁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해결해 좋아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상중
배우 김상중.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함께한 마동석과의 재회 역시 특별했다. “정말 반가웠다”고 말한 김상중은 “그런데 동석이는 사석에서 만나거나 통화만 하면 ‘그알’ 얘기 밖에 안한다. ‘이터널스’ 행사를 마치고 오자 마자 ‘그거 어떻게 된거야?’라고 묻더라. 동석이도 그런 미제 사건을 다루는 것에 관심이 많고, 영화화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만든 얘기 중 하나가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였다.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면 영화로나마 해결해보자 했고, 만들 수 있다면 소재를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마동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에서는 김아중과 장기용이 ‘나쁜 녀석들’에 새롭게 합류해 힘찬 활약을 보였다. 이들에 대해 김상중은 “김아중 씨는 처음으로 같이 작업을 했다. 배우들이 연기를 하다 보면 매 신에 100% 에너지를 소모할 수 없는데, 아중 씨는 매 신을 디테일하게 했다.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표현 방법이 잘 녹아나오지 않았나 싶다. 기용이는 영화 데뷔작이었는데 굉장히 낯설어하더라. 현장 분위기를 어려워한다면 기용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줄 수 없었기에, 그것부터 해결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신인이다 보니 자체가 스폰지 같더라. 인성도 참 좋았다. 기용이에게 연기자로서의 자세, 모습들을 많이 얘기해줬다. 아주 잘했다”며 선배로서 흐뭇한 모습을 보였다.

추석 연휴 ‘나쁜 녀석들: 더 무비’를 비롯해 한국 영화 세 편이 동시에 개봉한다. 격전 속에서 김상중이 생각하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강점은 무엇일까. 질문에 그는 “우리 영화 모두 다 잘 됐으면 좋겠다”면서 “그런데 ‘나쁜 녀석들’은 ‘더 무비’니 ‘더’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 답답한 시국에 가족끼리 유쾌, 상쾌, 통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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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