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 투런포 꽝![포토]
키움 이정후가 18일 고척돔에서 열린 롯데전 4회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2019.5.16 고척돔|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타자 중에 양 쪽 타석에 서는 이가 있다. 스위치 타자다. 오른손 투수가 나오면 좌타석에 들어가고 왼손 투수가 나오면 우타석에 선다. 투수와 타자와의 공식 거리는 18.44m. 그러나 스위치 타자는 조금이라도 더 오래 투수의 공을 보기 위해 대각선 타석에 선다. 0.01초라도 더 오래 보며 구종과 궤도를 파악할 수 있다면 그만큼 제대로 칠 확률도 높아진다.

KIA 서동욱이 대표적인 스위치 타자였다. 그는 LG소속이던 지난 2008년 9월 25일에 SK전에서 KBO 리그 최초로 좌·우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2010년 5월 12일 한화전에서 좌·우 연타석 홈런의 손맛을 또 봤다. 그리고 2011년 2월 14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 경기에서도 우타석에서 한 번, 다음 타석에선 좌타석에서 한번 더 담장을 넘겼다.

우타자가 좌타석에서 서면 우완 투수의 공을 더 오래 볼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콘택트 능력이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이유가 있다. 방망이를 잡는 양손에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 좌타자의 경우 방망이 아래쪽을 잡는 오른손은 핸들링, 위쪽을 잡는 왼손은 파워를 담당한다. 오른손잡이가 좌타석에 서면 주로 사용하는 오른손으로 핸들링을 하게 되면서 콘택트 능력이 좋아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우투좌타는 LG 김현수, KIA 최형우, 롯데 손아섭, 키움 이정후, KT 강백호 등이 있다.

SK의 우타자 최정도 훈련할 때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가끔 좌타석에 선다. 그 역시 “왼손으로 타격 훈련을 할 때 컨택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오른손잡이가 좌타석에 서면 땅볼을 치고도 1루에서 살 확률이 높아진다. 우타자는 타격 후 3루쪽으로 돌아간 몸을 돌려 1루로 향한다. 그러나 좌타자는 타격 후 그 방향 그대로 달리면 되기에 시간적으로 플러스 효과가 있다. 오른손잡이 이치로가 현역시절 좌타석에서 내야안타를 많이 생산한 이유다. 국내 유소년 선수나 사회인 야구선수도 그런 이점을 노려 우투좌타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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