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홈앤쇼핑 사옥 전경.  사진 | 홈앤쇼핑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홈앤쇼핑이 횡령·비리 의혹을 받으며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가운데 해당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종삼 홈앤쇼핑 대표가 돌연 사임을 하며 그의 퇴직 위로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사면초가에 몰린 홈앤쇼핑은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홈앤쇼핑은 20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최 대표에 대한 사임계를 수리하고 비상경영체제 돌입 및 비상경영위원장 선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전날 사임계를 낸 최 대표는 지난해 6월 홈앤쇼핑 사장 및 본부장 인선 과정에서 고위 공무원 출신 브로커에게 수천만원 규모의 돈을 건네며 자신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홈앤쇼핑은 민간기업이지만 중소기업벤처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최대주주(지분 32.83%)로 있는 만큼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이 회사 경영진 인사에 개입해 왔다는 것이 업계에 알려진 정설이다.

최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몇 가지 의혹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는 상황이다”며 “누군가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이며 더 이상 회사의 장기적 발전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라고 사임 의사를 전했다.

또 홈앤쇼핑은 장애인 단체 등에 기부하기 위해 마련한 수억원대 사회복지기금을 브로커에게 리베이트로 건넨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서울 강서구 마곡동 홈앤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2
최종삼 홈앤쇼핑 대표. 사진 | 홈앤쇼핑

최 대표에 대한 비리 의혹은 경찰의 압수수색 전부터 주주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 대표에 대한 해임안이 지난 3월 홈앤쇼핑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들으로부터 제기됐으나 중기중앙회, 농협경제지주, 중소기업유통센터, IBK기업은행 등 대주주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어 주주들은 지난 7월 임시주총에서 최 대표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으나 대주주들은 수수방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홈앤쇼핑 노조에 따르면 최 대표는 사임계를 내며 임기(내년 6월초)까지의 급여, 퇴직금, 인센티브, 복리후생비 등 퇴직 위로금조로 수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사회는 불법적인 사건에 연루되어 회사의 이미지 실추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사퇴를 종용했다”며 “그러나 그 책임에 대한 보상이 왠말인가. 직원들이 불철주야 회사의 이익을 위해 쌓아놓은 성과를 잘못의 대가로 지불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조는 “불법적인 사건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범법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시행하라”며 “ 퇴직 위로금 잔치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홈앤쇼핑 관계자는 최 대표가 퇴직 위로금을 요구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최 대표의 공석으로 8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는 이날 최 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비상경영위원장으로 최상명 사외이사를 선입했다. 최 위원장은 우석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다. 홈앤쇼핑은 향후 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대표를 선임할 계획이다.

konplash@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