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준 총괄사장이 성장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 | SK이노베이션

[스포츠서울 이혜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이른바 ‘독한 혁신’을 통해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가치 모두 힘쓰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올해 3월 취임 후 독한 혁신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왔다. 김 사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로 SK의 성장 방식인 ‘DBL’ 실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DBL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 방식이다.

김 사장은 “배터리 산업을 포함한 전 산업의 안착을 위해 독한 혁신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며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 넘어 배터리 관련 수직계열화로 전방위 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BaaS(배터리를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전략)’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이 기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지난 5일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김 사장 유임 결정을 전했다. 김 사장이 지난 1년 간 진두지휘해 온 포트폴리오 재편, 친환경·상생 강조 경영 방침 등은 보다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딥체인지’ 균형 맞춘 포트폴리오…과감한 대규모 투자도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일 임원 인사와 함께 배터리 사업의 본격 확대를 도모하고, 현 주력 사업은 그린밸런스 전략 추진을 통해 이끌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를 공략하는 동시에 산업 특성상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고려해 기존 사업부를 종합적으로 재편해 성장을 꾀한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셀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줄곧 표명해 왔다. 일찍이 꺼내 든 ‘딥체인지’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력하던 석유화학업을 넘어 배터리라는 또 하나의 혁신 방안을 통해 미래 시장에 대비하는 태세를 갖추겠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서 2025년 배터리 생산 능력 100GWh를 갖춰 글로벌 톱3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 넘어 배터리 관련 수직계열화로 전방위 밸류체인을 아우를 수 있는 ‘5R(Repair, Rental, Recharge, Reuse, Recycling) 플랫폼을 전기자동차 업체 등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구축하기로 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해외에 공격적으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 중이며, 올해 초부터는 미국 조지아주에 2022년 완공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 투입된 금액은 1조9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지난 9월에는 중국 EVE에너지와도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헝가리 공장이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19.7GWh로 확대될 전망이다.

계열 회사들의 재편 과정도 눈에 띈다. SK종합화학이 유럽에서 인수합병(M&A)를 단행하기도 했다. SK종합화학은 지난 10월 프랑스 폴리머 업계 1위 업체인 아르케마 사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고부가 포장재 사업을 차세대 성장 주력 분야로 선정한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 금액은 3억3500만유로(한화 약 4392억원)이며, 내년 2분기까지 인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유럽 내 생산·판매법인과 기술·마케팅 인력, 대형 고객사 등을 확보함으로써 패키징 전분야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글로벌 물류 시스템을 통합해 최적화함으로써 물류비 절감 등도 도모한다. 아울러 패키징 영역에서의 토탈 솔루션 확보로 각 고객이 원하는 차별화된 다층 패키징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마케팅과 추가적인 공급 기회를 창출하게 됐다.

SK에너지 석유사업 \'구원투수 등판\' 친환경설비(VRDS)_사진2
VRDS 공사 현장. 제공 | 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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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임차한 선박(왼쪽)이 해상 블렌딩을 위한 중유를 다른 유조선에서 수급 받고 있다. 제공 | SK이노베이션

석유화학 사업의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구원투수로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준공 마무리도 한창이다.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가 건설 중인 VRDS가 내년 1월 완공될 예정이다. VRDS는 SK에너지가 약 1조원을 투입한 대규모 석유사업 프로젝트로,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시행하는 선박용 연료유 황함량 규제에 부합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됐다. 고유황 중질유에서 황을 제거해 저유황 중질유로 생산해 내년부터 급격히 늘어날 저유황유 수요에 대비한 고도화 설비다. SK에너지는 이 설비를 통해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 변동과 글로벌 수요 감소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

◇ 놓칠 수 없는 ‘환경 친화’…신재생에너지 활용·저탄소 방안 골몰

SK이노베이션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사업 구축 등 환경성을 강조한 다양한 방안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SK ev Charger
SK에너지의 전기차 충전소. 제공 | SK이노베이션

태양광
‘SK내트럭하우스 부산신항사업소’에 구축된 태양광 발전 설비.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는 SK주유소, LPG충전소, 내트럭하우스 등 유통 인프라를 활용한 친환경 경영 방안을 내놨다. SK에너지는 SK주유소와 내트럭하우스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부산 신항 내트럭하우스 지점에서는 지난 9월 태양광 발전을 시작했다. 옥천 등 2개소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를 추가 착공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전국 11개 SK주유소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달에는 평택시 수소충전소 인프라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이번 협약으로 SK에너지는 부지 제공과 수소충전소 운영을 맡게 됐다. 수소차 충전도 가능한 친환경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의 밑그림을 완성하게 됐다는 평가다.

SK루브리컨츠는 연비 개선 및 배출가스 저감 효과를 지닌 친환경 윤활유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전 세계 다수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여 회사별로 특화된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해 내년부터 상업화해 전기차용 윤활유 판매량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하이브리드 차량용 윤활유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히려 한다. 이에 올 하반기에 내마모성 등 성능을 개선한 친환경 제품인 저점도 윤활유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안빈섬을 탄소 제로섬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해수담수화 플랜트 분야 대표 기업인 두산중공업, 소셜벤처 파트너사인 인진, 베트남 파트너사인 빈그룹, 베트남 꽝응아이 성 정부와 함께 베트남 안빈섬 탄소제로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각 사별로 환경 오염의 주범인 탄소 발생을 낮추는 단계들을 밟아 나갈 계획이며,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도서지역 쓰레기 문제에 집중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 ‘같이의 가치’ 소셜 벤처 협업 등 상생 추구

사회적기업들과의 상생, 장애인 문화 활동 지원 등을 통해 사회 문제 해결 및 사회적 혜택 제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V2 임팩트 파트너링 협약식
사회적기업 파트너링 협약식.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소셜벤처인 마린이노베이션, 이노마드 등 4개사와 파트너링 모델을 구축했다. 이 프로젝트는 SK이노베이션 구성원이 크라우드 펀딩과 재무, 연구·개발 등 전문 역량에 기반해 소셜벤처를 직접 지원하는 형태다. SK이노베이션 구성원이 중심이 돼 구축한 소셜벤처 협업 생태계를 통해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기업, 벤처기업 간 상생 모델로 눈길을 끌고 있다.

sk
SK 토크콘서트. 제공 | SK이노베이션

장애인 고용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디딤’.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발달장애인을 주축으로하는 공연을 기획하는 등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최한 토크콘서트에 발달장애인들을 초청해 음악에 대한 꿈과 도전을 이야기하며 구성원들과 발달장애인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장을 만들기도 했다. SK종합화학 등 SK이노베이션 3개 계열사가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구축하며 장애인 고용 활성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hrle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