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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손(미 애리조나주)=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KT의 신흥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한 이대은(31)은 풀타임 클로저를 정조준한다.
지난 시즌 KT 마운드의 소득 중 하나는 이대은의 ‘재발견’이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서 부침을 겪은 이대은을 지켜본 이강철 감독은 과감하게 이대은의 보직을 불펜으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6월부터 마무리로 자리를 옮긴 이대은은 빠르게 안착하며 17세이브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대은의 활약 속에 뒷문을 걸어잠그는 힘이 생긴 KT도 시즌 막판 치열한 5강 싸움을 펼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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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에도 이대은은 KT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뛰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하는 선발 투수와 길어야 2이닝을 소화하는 마무리 투수는 준비과정부터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대은도 캠프부터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차이를 체감하는 중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 위치한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난 이대은은 “나도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하는 건 처음이다보니 경기를 치러봐야 차이를 확실히 느낄 것 같다. 아직까진 준비 과정이 이전과 크게 다르진 않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로 활약한 만큼 아직 마무리 투수가 자신에게 꼭 맞는 보직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이대은이다. 그는 “작년에 풀시즌으로 뛴 것도 아니고 불펜 갔다가 마무리로 가다보니 아직은 잘 모르겠다. 풀시즌으로 뛰어봐야 마무리가 어떤 자리인지 확실하게 느낄 것 같다”고 밝혔다. 선발로 뛰면서 더그아웃에서 마무리 투수들의 모든 걸 지켜본 만큼 이질감은 없다. 이대은은 “경기 할 때 많이 보면서 자연스레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전임 마무리 투수들에게도 딱히 물어본건 없다. 앞으로 필요하면 물어볼 것”이라고 특유의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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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T 내부적으로도 뎁스가 두꺼워진 마운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대은도 마찬가지다. 그는 “좋은 것 같다. 어린 투수들이 많은데 다 괜찮더라. 아마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머리 아프지 않을까 싶다. 불펜을 8명 정도로 꾸리는데 자원이 많아서 골치아프실 것 같다”며 웃었다. 앞에서 막아주던 입장에서 경기를 매조져야 하는 입장이 된 것에 대해서는 “경기 나가는 건 선발이나 마무리나 같다. 상황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라고 해서 부담은 없다. 똑같이 나가서 1이닝 막는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이대은에게도 체력관리의 중요성은 해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대은은 “아직까지 체력적으로 달리는 건 모르겠는데, 자잘한 부상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나이가 많아지면 회복이 느려진다. 잔부상이 왔을 때 예전엔 그냥 넘어갈 수 있었던 게 이젠 회복까지 시간이 길어지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면서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휴식이나 보강 운동, 스트레칭 쪽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은은 “안 아픈 게 최우선이다. 또 팀의 승리를 지켜야하는 입장이다보니 팀이 잘해서 내 등판 기회도 많아져야 한다. 그저 팀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라며 팀을 위한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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