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 히어로즈 이끄는 손혁 감독
키움 손혁 감독이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팀 훈련 중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 4. 17.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라인업을 외워야 되는구나.”

키움이 21일 SK와 첫 교류전을 치르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비공식 데뷔전을 준비하는 키움 손혁 감독에게는 모든 게 새로웠다. 가장 달라진 건 경기 준비 패턴이다. 투수코치 시절에는 선수단에만 신경을 쓰면 됐지만, 이제는 관문이 하나 더 생겼다. 미디어와 만나 사전 인터뷰를 해야 한다. 경기 시작 약 2시간반 전에 이뤄지는 게 관례다.

곧 열릴 일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 관한 질문은 이 자리의 단골손님이다. 으레 해오는 작업이기에 각 감독이 가장 어렵지 않게 풀어놓는 화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손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묻는 기자들을 바라보며 동공이 흔들렸다. 옆에 서 있던 프런트 직원을 다급히 불러 수첩을 확인했다. 1번부터 9번까지 일일이 확인하며 읽어내려가던 손 감독은 민망한 눈치였다. “이제는 라인업도 잘 외우고 나와야 하는구나”라는 혼잣말에 취재진 사이에서도 웃음이 터졌다.

새로운 건 이것 뿐만이 아니다. 손 감독은 불과 지난해까지 SK의 투수코치로 일했다. 적장이 돼 친정팀을 방문하니 그간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2년 동안 1루에 있다가 3루에 서니까 어색하다. 친했던 친구들과 멀리서 눈인사를 했다. 흥분되긴 한다”고 설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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