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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지난해 지상파 드라마 부활의 신호탄을 터트렸던 ‘동백꽃 필 무렵’ 이후 KBS 드라마국이 좀처럼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는 KBS의 자존심을 세운 한 해였다. 최고 시청률 22.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달성한 수목극 ‘왜그래 풍상씨’로 활력을 찾기 시작해 35.9%를 찍은 주말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로 웃었고, ‘동백꽃 필 무렵’으로 최고 시청률 23.8%로 주중 미니시리즈 최고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다소 시청률이 아쉬웠던 작품도 있었지만 ‘닥터 프리즈너’, ‘단, 하나의 사랑’, ‘조선로코-녹두전’ 등 대부분 평균 10%를 웃돌았다. 그러나 이후로 마땅한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KBS는 ‘동백꽃 필 무렵’ 후 선보인 수목극 ‘99억의 여자’, ‘포레스트’ 모두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현 상황도 녹록지 않다. 현재 방영 중인 수목극 ‘어서와’는 지상파 평일 밤 10시 미니시리즈 드라마 중 최초로 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어서와’ 이전에 최저시청률을 기록한 평일 미니시리즈 드라마는 2018년 방송된 KBS2 월화극 ‘러블리 호러블리’(1.0%)다. ‘어서와’는 종영까지 한 주만을 남겨놓고 있어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관심은 자연스레 후속작으로 쏠리는 가운데, KBS는 지난 20일 첫 방송된 ‘본 어게인’을 시작으로 5개월 만에 월화극을 재개해 눈길을 모은다. ‘본 어게인’ 이전, 월화극 예열을 위해 4부작 단막극 ‘계약우정’을 편성하기도 했는데, 시청률은 1∼2%대에 머물렀지만 기존 ‘학교’ 시리즈와 다른 서스펜스가 녹아든 색다른 학원물로 의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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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새롭게 출격한 ‘본 어게인’도 장기용, 진세연, 이수혁이란 핫한 청춘스타들과 ‘부활’이라는 색다른 환생 미스터리 멜로로 이목을 끌고 있다. 방송 첫 주에서 1980년대 속 인물들이 죽음을 맞이하며 충격을 안긴 가운데, 현생으로 부활한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어떻게 풀릴지 아직 시작 단계인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오는 5월, KBS는 새 수목극 ‘영혼수선공’으로 확실하게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캐스팅에서부터 심기일전이 느껴진다. ‘영혼수선공’은 지난 2011년 ‘브레인’으로 흥행신화를 쓴 배우 신하균과 유현기 PD가 9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한국 의학드라마 최초로 정신과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혼수선공’은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다양한 상처와 아픔을 들여다보고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브레인’으로 그해 K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한 신하균이 또 한번 의학극으로 신드롬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또한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힐링을 관전포인트로 내세웠으나 호응을 얻지 못했던 ‘포레스트’, ‘어서와’와는 다른 성적표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연이은 고전으로 KBS 신작들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제작진은 오락적인 재미를 넘어 위로와 공감이 되는 이야기를 통해 ‘동백꽃 필 무렵’으로 꽃피운 봄을 다시 되찾겠다는 의지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KBS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영혼수선공’을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따뜻한 공감의 메시지를 전할지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