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국민MC 유재석이 종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기부한 2억1000만원의 사용처가 묘연하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19일 방송된 MBC‘PD수첩’은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라는 제목으로 1992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비리를 보도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나눔의 집 봉사자와 직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이들의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부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2020년4월 현재 기부금은 총 72억원에 달하지만, 정작 할머니들에게는 돈이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것.

방송에 출연한 나눔의 집 봉사자 A씨는 “할머니들의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 그런데 재활 치료나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지원해주지 않는다. 갈 때마다 항상 안타깝고 마음이 찝찝했다”고 증언했고, 직원 B씨도 “돈이 없는 게 아니고 정말 넘쳐난다. 하지만 할머니들에게 들어가는 건 어떤 사소한 것도 쓸 수가 없는 돈이 돼버리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서류를 보다가 류모씨에게 급여가 나간 적이었었다. 그런데 저는 한 번도 못 본 사람이다. 그래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까 스님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흥청망청 사용된 기부금 중에는 국민 MC 유재석과 가수 김동완 등이 기부한 돈도 포함됐다.

PD수첩
MBC‘PD수첩’ 출처|MBC

나눔의 집 직원이 공개한 지정기탁서에 따르면 유재석은 2014년 2000만원을 시작으로 2018년4월까지 총 2억1000만원을 기부했다. 김동완도 40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 기부금은 생활관 증축 공사에 사용됐다.

이에 직원 D씨는 “마지막 장에 유재석하고 김동완 씨하고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연예인들에게 지정기탁서를 받았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그 연예인들은 이 서류상에는 돼 있는데 저희가 시청에 낸 지정기탁서에는 그 사람들의 지정기탁서가 없다”고 폭로했다.

한편 관련 취재내용에 대해 유재석의 소속사 관계자는 “유재석 씨랑 얘기를 해봤는데 저희는 아무것도 써준 게 없다. 어제 다시 확인했다”면서 “(유재석씨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정기탁금의 경우 기부자가 기부금의 사용처를 지정하는 것으로, 수탁자가 함부로 사용처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

한편 관련 보도에 대해 조계종은 입장문을 내고 “‘PD수첩’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일방의 왜곡된 내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