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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방출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김문호(33·한화)가 방망이를 호쾌하게 돌리고 있다. 롯데 프로세스에서 제외됐던 김문호가 자신을 필요로 한 한화의 동력이 되고 있다.
김문호는 덕수정보고교 시절 전도유망한 선수로 주목받았다. 고교 졸업 후 2006년 2차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그는 지난 시즌까지 1군에서 12시즌 통산 타율 0.283, 538안타(18홈런)를 기록했다. 10년 가까이 유망주로만 머물렀지만, 2016년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5, 2017년 131경기에서 타율 0.292를 기록하는 등 뒤늦게 잠재력을 터뜨렸다. 하지만 고교 동창인 프리에이전트(FA) 민병헌이 롯데로 오며 팀내 입지가 다시 좁아졌다. 이후 1군에서 보기 어려워졌고, 방출 설움까지 겪어야했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부임 후 프로세스를 주창하며 팀 개편작업에 가속도를 붙였다. 그 과정에 30대 중반의 외야수 김문호는 포함되지 않았다. 갑작스런 방출에 야구 외 다른 일까지 알아보던 김문호에게 손을 내민 곳이 한화다. 외야 보강이 필요했던 한화는 타율 3할까지 쳤던 김문호를 데려왔다. 김문호는 23일 현재 7경기에서 타율 0.375, 2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2일 창원 NC전에선 홈런을 2개나 떠뜨리며 팀에 귀중한 연승을 선물했다. 최근에는 중심타선까지 배치될 정도로 믿음을 얻고 있다.
이용규와 제라드 호잉이 초반부터 부상악재를 만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김문호가 나타나 한화를 지탱했다. 김문호는 “올해부터 내 야구인생은 보너스라 생각하고 부담없이 하려고 하고 있다. 날 불러준 한화와 한용덕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규와 호잉도 복귀해 김문호의 활용 폭도 더 넓어졌다.
방출은 ‘순둥이’ 김문호에 큰 아픔이었다. 자신의 고통뿐 아니라 아내를 비롯한 가족에게 걱정을 끼친 게 더 마음아팠다. 김문호는 “나 때문에 아내와 식구들이 마음고생을 했다. 야구를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며 다시 미소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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