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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충격적인 퇴장이다.
이강인(19·발렌시아)이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4개월여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다소 무리한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강인은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스페인 라리가 29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원정 경기에서 팀이 0-2로 뒤진 후반 31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강인이 실전 경기에 투입된 건 지난 2월22일 레알 소시에다드전 이후 처음이다. 라리가 재개 이후 첫 상대였던 레반테전에서 벤치에 머문 그는 빅클럽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존재 가치를 발휘할 기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에 퇴장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44분 상대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공을 빼앗는 과정에서 세 차례 무리하게 발을 들이댔다. 최초 오른발로 라모스의 허벅지 부근을 가격했는데, 이후 연달아 왼발로 라모스의 발을 걷어찼다. 주심은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 이강인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몸싸움 또는 태클이라고 보기엔 ‘발길질’에 가까웠다. 결국 올 시즌 두 번째 퇴장. 이강인은 지난해 10월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도 퇴장을 받은 적이 있다. 다만 이번 퇴장은 최근 이강인의 상황을 대변하는 장면으로 비친다. 발렌시아와 2022년까지 계약된 그는 넉넉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숱하게 미래를 두고 고민했다. 임대든 완전 이적이든 타 리그로 떠나 반전의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는 주변 목소리도 컸다. 결과적으로 이강인은 발렌시아에 잔류했고 코로나19로 리그가 멈춰선 기간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에 집중하면서 ‘벌크업’하는 등 약점으로 지적된 피지컬 보완에 애쓰기도 했다.
마침내 라리가 재개 이후 첫 경기에 나선 이강인은 그러나 도움이 되기는커녕, 무리한 반칙을 했다가 퇴장당했다. 짧은 출전 시간에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에 갇힌 결과로 보인다. 결국 팀은 후반 41분 카림 벤제마에게 쐐기포를 허용했고, 이강인이 빠진 뒤 수적 열세까지 놓이면서 0-3 완패했다.
발렌시아는 승점 43, 리그 8위에 머무르면서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길에 먹구름이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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