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민호 \'오늘 왜 이러지?\'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이민호가 2회초 무사만루 상대 김인태 사구로 실점 후 마운드를 방문한 최일언 코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고대했던 두산전이라서 그랬을까. LG 특급 신인 이민호(19)가 두산을 상대한 첫 선발 등판에서 주춤했다.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경기 내내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며 간신히 5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이민호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110개의 공을 던지며 4안타 4볼넷 2몸에 맞는 볼, 5탈삼진 2실점했다. 경기 내내 주무기인 패스트볼과 빠른 슬라이더가 손에서 빠지며 타자와 승부가 길어졌다. 동료 야수들도 수비에서 흔들리며 투구수가 많아지는 원인을 제공했다. 지금까지 유독 상대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에게 강했던 LG 타선이지만 이날은 이민호를 지원하지 못했다. LG 타선은 이민호 선발 등판시 득점지원이 1점대에 그치고 있다.

2회초 유강남의 포구 미스를 시작으로 가장 험난한 이닝이 시작됐다. 첫 타자 박세혁이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했고 국해성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후 이유찬에게 볼넷, 김인태에게 몸에 맞는 볼을 범해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박건우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그러나 계속된 1사 1, 2루 위기는 주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워 극복했다. 난적 호세 페르난데스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폭투를 범했지만 슬라이더로 3루 땅볼을 유도했고 3루 주자 이유찬은 홈에서 태그아웃됐다. 최주환도 슬라이더로 빗맞은 타구를 유도해 험난했던 2회를 마쳤다.

이후 5회까지 반대투구가 반복되는 등 지난 세 번의 선발 등판보다는 확실히 제구가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따끔씩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던 커브도 이날은 말을 듣지 않았다. 더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해 힘이 들어갔고 역효과를 냈다. 그럼에도 꾸준히 범타와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추가실점은 피했다. 5회초 대타 오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110번째 공을 던졌고 곧바로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이민호는 지난 1월 처음 LG 유니폼을 입으며 일찌감치 올해 목표로 “두산전 선발 등판”을 설정했다. 당시 그는 “주말 LG·두산전 선발투수로 올라가고 싶다. 만원관중 잠실경기에서 뛰면 어떤 기분일지 정말 궁금하다. 올해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잠실구장에서 두산을 상대로 선발 등판하는 게 꿈이자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만원관중이 아닌 무관중 경기였지만 어쨌든 예상보다 빠르게 두산전 선발 등판 기회가 찾아왔다. 만족할 수 없는 투구를 했고 타선의 지원도 받지 못했지만 어쨌든 앞으로도 꾸준히 마주할 두산을 상대로 첫 단추를 맞췄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