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전북(6.28)
울산 현대 주니오가 지난 6월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라이벌전에서 상대 수비 사이로 드리블 돌파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겨루는 K리그 전통의 라이벌전인 ‘현대가(家) 더비’가 어느덧 100번째 매치업을 맞는다. 100번째 현대가 더비는 ‘우승 전쟁’. 어느 때보다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이 점쳐진다.

울산과 전북은 25일 오후 4시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경쟁 중인 양 팀은 25라운드까지 승점 54 타이를 기록, 울산(51골)이 전북(43골)에 다득점에서 앞서 1~2위로 나뉘었다. 잔여 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사실상 이 경기 승자가 챔피언 트로피를 품을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울산은 최종 라운드에서 파이널A 최하위(6위)인 광주FC를, 전북은 5위 대구FC를 각각 상대한다. 무엇보다 울산은 다득점에서 전북에 크게 앞서 있는 만큼 승점 3을 획득하면 광주와 최종전에서 설령 패한다고 해도 우승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전북은 어떻게 해서든 울산 원정에서 승점 3을 따내야만 지난해처럼 역전 우승을 그릴 수 있다.

[포토]전북구스타보,랜선응원속...선제골의기쁨!
전북 현대 구스타보가 지난달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0 FA컵 4강전 성남 FC와의 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바로우와 환호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아직 울산이 더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으나 직전 라운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울산은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에서 0-4 참패했다. 특히 경기 중 불필요한 행동으로 불투이스와 비욘존슨 두 외국인 선수가 레드카드를 받아 잔여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불투이스는 중앙 수비의 핵심 요원이고, 존슨은 장신을 앞세워 후반 조커로 두루 활용됐다. 때론 득점 1위 주니오 견제를 분산하기 위한 대체 카드로 뛰었는데, 퇴장 징계로 시즌 아웃됐다. 전북은 포항과 24라운드에서 0-1 덜미를 잡혔으나 다행히 직전 광주전에서 4-1 대승하며 다시 울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양 팀 승부 키워드는 ‘정공법이냐 변칙이냐’ 수장의 지략 대결과 심리전이다. 울산은 라이벌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전북에 유독 약하다. 지난 99차례 통산 전적에서는 36승26무37패로 대등하나 최근 3년 사이엔 1승3무6패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이 기간 8골을 넣고 무려 19골을 내줬다. 올 시즌에도 두 차례 만나 모두 패했다. 이청용, 윤빛가람, 조현우 등 공수에 국가대표 선수를 대대적으로 수급한 울산은 올해만큼은 ‘전북 타도’를 외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여러 전문가는 심리전부터 전북이 우위를 안고 있다고 봤다. 특히 선발진 구성만 봐도 그렇다. 울산은 지난 9월 전북 원정에서 주니오를 빼고 U-22 자원 박정인을 원톱으로 기용하고 원두재를 포어리베로로 내려 운영하는 등 변칙 전술을 세웠다가 쓴맛을 봤다. 지난 포항전에서도 존슨을 선발 원톱으로 기용하는 등 깜짝 선발진을 구성했지만 실패로 귀결하는 등 승부처에서 늘 변칙 카드로 고전했다. 반대로 전북은 최강희 전 감독 시절부터 현재 지휘봉을 잡는 조제 모라이스 감독까지 라이벌전 등 중대한 승부처에서 늘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 가장 잘할 카드를 내세워 결과를 얻었다.

이번엔 울산이 다득점 승리를 꾀한 다른 상대와 맞대결처럼 정공법 승부수를 낼까. 아니면 전북이 예상을 깨고 깜짝 카드를 꺼내 들 것인가. 사실상의 결승전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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