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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밤을 꼬박 지새웠어요.”(KT 김주일 응원단장) “단상에서 함께 응원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KT 박수미 장내아나운서)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건 KT 선수단만이 아니다. 눈에 띄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심양면으로 KT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모든 구성원도 가을 야구 경험은 처음이다. 특히 KT 응원단을 이끄는 김주일 응원단장과 지근거리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선수단과 팬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박수미 아나운서는 KT의 첫 가을 야구 대장정을 함께하며 남아 있는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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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시타 제안에 ‘깜놀’
김 단장과 박 아나운서는 플레이오프 2차전 시구와 시타를 제안받고 모두 깜짝 놀랐다고 했다. 박 아나운서는 “처음 얘기듣고 ‘진짜냐고’ 되물었다. 믿기지가 않았다. 고생했다고 상을 주시는 기분이었다. 너무 뿌듯하고 감개무량했다”면서 감격에 젖은 소감을 밝혔다. 김 단장은 “포스트시즌 시구가 아무나 하는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처음엔 거절했다. 구단에서 꼴찌에서부터 2위까지 올라오면서 함께한 날이 있기 때문에 요청을 했다고 들어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앞서 정규 시즌 때 시구·시타를 해본 두 사람은 KT의 가을 야구 첫 승을 위해 모든 염원을 담아 행사를 진행했다.
◇수원 아니라 아쉽지만, 고척KT위즈파크로 만들자!올해 포스트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고척스카이돔에서 중립 경기로 열린다. KT도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아쉽게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지 못하게 됐다. 김 단장은 “준플레이오프 보면서 두산 응원패턴을 연구했다. 두산팬이 더 많이 때문에 소리로는 질 수밖에 없어서 클래퍼를 화려한 색으로 만드는 등 비주얼로 승부를 봤다. 결론적으로 현장에선 만족했지만 방송으로 보니 두산보다 응원소리가 너무 작더라. 그것때문에 잠을 못잤다. 뭐가 잘못됐는지 철저히 복기했다. 개인적으로 6년만의 포스트시즌인데 이것도 경험이 될 것 같다. 남은 경기에서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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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구장에선 방송실에서 방송을 하지만 고척돔에선 응원단과 함께 응원석에 있는다는 박 아나운서는 “1차전에 라이브로 노래를 했다. 유한준 선수가 동점 적시타를 쳤을 때 마침 내가 부른 응원가가 나와 소름이 돋았다. 목소리를 내다보니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선수들도 더 힘차게 호명했다. 두산이 워낙 인기구단이고 팬도 많다. 기죽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 목소리를 들으면 팬들도 선수들도 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평소보다 에너지를 더 썼다”고 말했다.
◇KT 한국시리즈 우승 공약갑니다두 사람은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시 팬들을 위한 통 큰 공약을 내걸었다. 김 단장은 “우승하면 팀 차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행사를 하지 않겠나. 난 팬들을 위해 자그마한 커피 쿠폰 100장을 쏘도록하겠다”며 먼저 커피 공약을 내세웠다. 옆에서 고민하던 박 아나운서는 “커피엔 쿠키가 제격 아니겠나. 난 곁들여먹을 쿠키 100개를 쏘겠다”며 찰떡 궁합을 뽐냈다. 공약을 내건 순간 두 사람의 눈빛은 KT의 우승을 염원하는 강한 눈빛으로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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