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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두 경기(스페인 라리가 포함)에서 우리는 살아 있었고 행복하다. 그러나 어떤 것에서도 우승하지 못했다. 우리는 어려운 순간에 처해 있다.”
14일(현지시간) ‘난적’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지만 1, 2차 합계전적 3-1로 앞서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49) 감독. 그가 경기 뒤 한 말이다. 아직 힘겨운 첼시와의 두차례 4강전이 남아 있고, 스페인 라리가에서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FC바르셀로나와 승점 1~ 2점 차로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그럴 만도 했다.
지단 감독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레알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2015~2016, 2016~2017, 2017~2018 시즌 우승)를 이끌며 지도자로 절정의 순간을 이미 경험했다. 하지만 지난 2019~2020 시즌 16강전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에 져 탈락하는 등 부진했다. 라리가에서는 이번 시즌 초반 팀 부진으로 경질설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두개의 우승트로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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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 감독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 개인통산 4번째 ‘빅이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역대 첫번째 지도자가 된다. 그리고 레알은 우승 횟수를 14회로 늘리게 된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험난하다. 4강전에서 만나는 첼시는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지난 1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강팀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레알로서는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파리 생제르맹(PSG)을 피해 다행이지만, 첼시가 그렇게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이 산을 넘으면 다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맨시티나, 네이마르-킬리안 음바페-앙헬 디 마리아 등이 포진한 PSG를 무너뜨러야 정상에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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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 감독이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할 당시 멤버는 화려했다. 최전방 공격에는 카림 벤제마 말고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개러스 베일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벤제마만 남아 있고, 비니우시 주니오르, 마르코 아센시오 등이 쓰리톱을 형성하고 있다. 그때보다는 공격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중원에서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카세미루 등 베테랑 3인방이 버텨주고 있는 게 큰 힘이다.
레알은 이번 리버풀과의 8강전에서 주장이자 중앙수비인 세르히오 라모스가 부상으로, 라파엘 바랑이 코로나19 양성반응으로 결장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나초와 에데르 밀리탕이 견고한 수비를 선보이며 1실점에 그쳐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레알과 첼시의 4강전, 예측불허의 승부가 예상된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