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 성기춘 KATA 회장의 테니스 열정

성기춘 KATA 회장
왼손잡이인 성기춘 KATA 회장은 오랜 동안 동호인테니스대회(남자복식)에 출전해 130번이 넘게 우승을 경험한 고수다. 김경무 전문기자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남다른 열정에다 특출한 능력까지…. 이 두가지를 겸비한 리더가 있다면, 어떤 조직이나 단체든 비약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대한민국 동호인테니스계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사)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의 성기춘(71) 회장은 바로 그런 인물이다. 그는 25년 남짓 동호인테니스계의 수장으로 활동해오며, 굴지의 기업스폰서들을 끌어들여 무려 1000여번의 동호인대회 개최를 주도했다. 여기에 연인원 100만명이 출전했다고 하니 놀랍다.

“그동안 테니스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동호인들한테 대회를 통해 꿈과 희망을 준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대회 우승자에게는 4대 그랜드슬램대회 등 해외투어 관전 기회를 줬고요. 총 20차례에 걸쳐 700여명 정도가 그런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평소 코트에서 테니스 게임을 즐기는 성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자신의 성과물을 자랑했다. KATA는 (사)한국테니스발전협의회(KATO)와 함께 국내 동호인테니스계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대회 개최 규모나 출전자 수 등에서는 KATA가 앞선다고 한다. KATA는 지난 1996년 한해 10개 동호인 대회 개최를 시작으로, 2019년 45개 대회를 열고, 2020년에는 53개 대회 개최 계획(코로나-19로 무산)을 세우는 등 양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운동을 좋아해 테니스 인생을 살면서 어쩌다보니 KATA를 만들게 됐습니다. 1996년 국내 처음으로 동호인 랭킹제를 시작했고, 이제는 동호인들이 자신들의 대회 출전성적에 따라 랭킹도 갖게 됐지요.”

성 회장은 지난 1995년 대한테니스협회 내에 동호인랭킹위원회를 출범시켰는데 이것이 KATA의 기원인 셈이다. 그의 주도로 이듬해 전국동호인랭킹제가 실시됐고, 제1회 전국동호인 연말랭킹 시상식도 거행됐다. 이후 1999년 한국동호인테니스연맹으로 발전했고, 2001년 한국동호인테니스협회로 사단법인화됐다. 그리고는 2006년 활동의 공익성을 인정받아 공익성 기부금단체로 지정된 뒤 KATA로 개명됐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여기저기서 배우고, 큰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 노력 때문애 헤드컵을 18년, 암웨이컵을 12년, 하나은행컵도 15년 이상 한 것 같아요. 요넥스컵도 5년 했고….” 마당발인 자신의 인적 네크워크를 통해 발로 뛰며 얻어낸 그의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성기춘 회장
일흔을 넘긴 성기춘 회장은 “아직도 잘 뛰고 잘 칠 수 있다”면서 “라켓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테니스를 즐기겠다”고 한다 . 김경무전문기자

성 회장은 “테니스계를 저 혼자 좌지우지한다고, 제가 승부욕이 강하다고 욕하는 사람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기업들로부터 스폰서십을 받아 이렇게 많은 대회를 열고 할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는 “많은 동호인대회 개최로 테니스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경기 중 판정시비하고 싸우면 즉각 퇴출입니다. 요즘은 그렇게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거의 없어요.”

그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은, 중국 연변 자치주와의 교류다. “2007년인가 2008년에 연변에 가서 동호인 대회를 열어줬는데 200명 정도가 출전했습니다. 우승 상금도 최고로 120만원을 줬고요. 큰 돈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테니스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KATA는 각종 대회 우승자에게 그랜드슬램 투어 관전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남녀 각 부(베테랑부, 국화부 등) 연말랭킹 1, 2위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단을 구성해 연 1회 이상, 현재까지 30회 남짓 국제테니스 교류 활동을 지속해왔다고 한다. 일본과 중국, 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국가를 넘어,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브라질, 호주 등 전세계를 대상으로 민간스포츠 외교사절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꿈나무 엘리트 선수 지원사업도 활발히 진행해왔다. 청각장애를 가진 이덕희 등이 유망주 시절 KATA로부터 ‘선수육성 장학금’을 받았다. KATA는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연간 약 1억원의 육성기금을 유망주들에게 지원했다. 누적 금액으로 5억원이나 된다. 동호인들의 대회 출전비 중 1인당 2000원씩을 떼어내 마련한 기금이다.

성 회장의 테니스 열정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운동으로 극복한다”며 “지금도 아침마다 300번 이상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 이어 15분 동안 다른 운동을 하고, 일주일에 세번(월 화 목) 레슨을 받고,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6시까지 남양주에서 클럽 활동을 하며 게임을 즐긴다”고 밝혔다.

지난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동호인대회를 열 수 없었다. 성 회장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가을부터라도 대회를 시작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야 테니스가 더 발전한다”고 했다.

테니스에 대한 사랑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라켓을 들 수 있는 나이까지 열심히 할 것이다. 인생에 중요한 게 즐겁게 노는 것이다. 테니스를 통해 인적 교류를 하고, 대화도 하는 게 좋다. 나는 아직도 잘 뛰고 잘 친다. 큰 문제는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동호인테니스계의 ‘살아 있는 전설’ 성기춘 회장. 나이를 잊은 그의 테니스 열정은 식을 줄도 모른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