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안재석 \'큰 거 하나 노렸는데\'
두산 안재석이 지난달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갬재호의 뒤를 이을 두산의 차기 유격수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

두산 안재석(19)에 대한 김태형 감독의 평가다. 이처럼 사령탑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안재석의 성장세가 빠르기 때문이다. 이미 스프링캠프 때부터 수비력은 인정받았다. 포구동작이 좋고 송구도 좋다는 게 김 감독의 평가였다. 1군 개막 엔트리에도 합류한 안재석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받으며 공격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다. 16일 현재 20경기에서 타율 0.302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64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공수에서 맹활약하는 안재석을 보면 대형 유격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김재호
두산 김재호가 지난 2008년 6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삼진아웃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고졸 신인이 입단 첫해 두각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와 ‘85억원’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대박을 친 허경민도 이루지 못한 일이다. 김재호는 2004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차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데뷔 첫해 성과는 미미하다. 타격에서 성장세가 더뎠다. 백업으로만 뛰었던 김재호는 2004시즌 36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 0를 기록했다. 주전 유격수 손시헌에 가려 오랜 시간 백업을 전전하다 2013시즌 타율 0.315를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10년의 기다림 끝에 꽃을 핀 김재호는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선봉장이 됐다.

허경민
두산 허경민이 지난 2009년 1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인 야구선수 포토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허경민 역시 마찬가지다. 2009년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7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허경민은 2군에서 데뷔 첫해를 보냈다. 고교야구 4대 유격수로 꼽힐 정도였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결국 군 입대를 결정한 허경민은 경찰청 야구단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2년 간 통산 타율 0.328을 기록한 뒤 2012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이원석의 군입대를 틈타 2015년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포토] 첫 안타 안재석 \'축하 감사합니다\'
두산 안재석이 지난달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전에서 공수교대 때 박계범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재호와 허경민 모두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내야수가 됐지만, 1군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비록 안재석도 주전은 아니지만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로 공수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여기에 내야 유틸리티 박계범이 왼쪽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안재석의 출전 기회가 더 많아질 전망이다. 안재석이 대형 유격수로 나아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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