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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TV조선 새 예능 ‘와카남(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은 프로그램명만 바뀐 ‘아내의 맛2’였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한 TV조선 ‘와카남’은 든든한 경제력을 갖춘 아내와 그 덕에 풍족한 일상을 누리는 남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예능이다. 그러나 방송 전부터 잡음이 시작됐다. 공개된 출연진이 조작 논란으로 종영된 TV조선 ‘아내의 맛’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TV조선 측은 “‘아내의 맛’ 시즌2나 스핀오프는 아니다”라고 한 상황이다.
MC 박명수-이휘재를 비롯해 장영란, 이하정, 여에스더-홍혜걸 부부, 홍현희-제이쓴 부부 모두 ‘아내의 맛’에 고정 출연한 바 있다. 광원산업 이수영 회장-김창홍 부부가 새롭게 출연하고, 오종혁이 ‘와카남’에 합류하며 방송 최초로 아내 박혜수 씨를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이러한 점을 빼면 새로운 게 없다.
프로그램 측은 새로움을 자신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아내의 맛’과 세트는 물론 출연진 배치마저도 거의 흡사했다. 이들은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며 근황 토크를 하는가하면, 부부들의 생활을 관찰하는 형태의 포멧 역시 ‘아내의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실상 ‘아내의 맛 시즌2’라 봐도 무방했다.
‘아내의 맛’은 지난 4월 조작 논란 끝에 불명예 종영했다. 함소원-진화 부부 에피소드에 대한 조작 의혹이 계속됐고, 제작진과 함소원 역시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방송에서 함소원의 중국 시댁 별장이라고 소개된 곳은 에어비앤비 숙소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프로그램 측은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즌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로그램 ‘종영’이 아닌 ‘시즌 종료’라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사과 역시 뭇매를 맞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작진은 더욱 신뢰 있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정진하겠다”던 TV조선은 결국 2개월만에 ‘와카남’을 선보이며 다시 비판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 기획이나 준비 과정까지 생각하면 사실상 ‘아내의 맛’과의 공백은 더욱 좁아진다. 시청자들을 기만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기도 하다. 조작논란의 중심이었던 함소원 꼬리 자르기일 뿐, 화요일 오후 10시 편성까지 일치한다. 제작진 역시 CP는 물론 일부 PD와 메인 작가도 동일하다.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던 진정성은 어디로 갔을까. 차라리 시즌2나 스핀오프라고 인정을 한다면 모를까, ‘와카남’의 가면을 쓴 모습은 더욱더 신뢰를 훼손했을 뿐이다. 이날 ‘와카남’ 측은 5%대 시청률을 자축하며 스스로 ‘쾌조의 출발’이라고 표현했다. ‘와카남’이 시청자들의 신뢰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 TV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