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LA-CHINA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신차를 출고하고 있다.   상하이 |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테슬라의 독주를 누가 멈춰세울 수 있을까?

수입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가 거침 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수입 전기차 판매가 65% 가까이 폭증한 가운데 10대 중 8대가 테슬라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테슬라의 독주를 멈춰세우기 위해 하반기에 경쟁적으로 신모델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12일 한국자동차수입협회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1만42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81대에 비해 64.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모두 2만6632대였는데 그 중 절반을 훌쩍 넘는 53.7%가 수입차였다.

수입전기차 가운데서도 테슬라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상반기에 7079대를 판매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1만1629대를 판매해 64.3% 판매량이 늘었다. 상반기 판매된 수입전기차의 81.4%가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전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서도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테슬라의 모델3는 6275대가 팔렸고 모델Y도 5316대가 판매됐다.

테슬라가 유독 많이 팔리긴 했지만 타 브랜드의 수입전기차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았다. 상반기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266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02대에 비해 66.4% 증가했다. 아직은 테슬라의 위세에 눌려있지만 지난해부터 앞다퉈 새로운 전기차 모델들을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모양새다.

포르쉐의 순수전기차 모델인 타이칸 4S는 올해 들어 매달 1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지난달까지 802대가 팔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QC 400 4MATIC은 337대가 판매돼 지난해 상반기(115대)에 비해 약 3배나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해 출시 3개월만에 수입 물량이 완판되며 인기를 끌었던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는 올해 들어 114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푸조의 전기 SUV e-2008은 상반기에 147대가 판매돼 지난해 판매 기록(105대)을 넘어섰다. e-208도 101대가 팔렸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하반기에도 새로운 전기차들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테슬라 견제에 나선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대형 전기 세단 더 뉴 EQS, BMW는 플래그십 순수 전기차 iX와 X3 기반 순수 전기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인 iX3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고성능 전기차 e-트론 GT와 RS e-트론 GT, 볼보는 첫 양산형 순수 전기차 XC40 리차지의 출격을 예고했다.

국산 전기차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 전기 승용차 내수 판매는 1만233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파생 전기차 모델의 노후화 영향으로 수입 전기차 판매의 증가 폭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출시가 반전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아이오닉 5는 지난달까지 5700대가 판매됐다.

기아의 니로 EV는 전기차 보조금 소진 전에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73.1%나 판매량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의 G80 전동화 모델과 이달 중 출시될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3분기 중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의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 JW(프로젝트명) 등이 하반기 국산 전기차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