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안은재기자]‘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했던 김태호 PD가 20년 몸 담았던 MBC를 떠난다.

7일 MBC의 공식 입장에 따르면 김태호PD가 MBC에 사의를 표명했다. MBC 측은“김태호PD는 2001년 1월 MBC에 입사해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하며 MBC 예능 프로그램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MBC와 MBC 예능본부는 김태호PD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 김태호 PD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또 김태호PD는 MBC를 퇴사하지만 또 다른 협력관계로 MBC와 연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MBC 측은 “MBC 예능 본부 역시 더욱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도전하는 김태호 PD와의 협업을 기쁘게 기대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날 김태호PD는 개인 SNS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01년 입사 당시 찍은 앳된 증명사진이 담긴 MBC 사원증을 공개했다. 김태호PD는 “매주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뭐라도 찍자!’ 늘 새로움을 강조해왔지만 ‘나는 정작 무슨 변화를 꾀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채워갔다”면서 “그래서 비록 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을 보면서 이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어 “미래에 대해 확실히 정한 건 없다. 다만 오래 몸담은 회사에 미리 얘기하는 게 순서일 것 같아 지난 8월 초 MBC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제가 오랜 시간 고민해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란 걸 알기에 MBC도 저의 뜻을 존중하며 미래를 응원해주기로 했다”면서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여 2021년 12월까지는 MBC 예능본부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사원증을 반납한 이후에도 좋은 콘텐츠를 위해서 MBC와 협업하는 방법도 논의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당장 내년부터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세상에 나쁜 콘텐츠 아이디어는 없다 단지 콘텐츠와 플랫폼의 궁합이 안 맞았을 뿐이다’라는 말을 후배와 해왔던 터라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그걸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까지도 늘 그랬듯이 여러 행운과 인연들이 제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 줄 거라는 생각에 두렵지는 않다”고 했다.

김태호PD의 향후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새로운 방송사로 이적하는 대신 제작사를 차리는 등 독자 행보를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고 그는 지상파PD 최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털보와 먹보’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그는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고 수많은 이들이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김태호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