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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바이오가 늘 이렇게 해주길 바랐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전하나시티즌은 7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플레이오프에서 3-1 승리했다. 비기면 탈락하는 어려운 조건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승리하며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얻었다.
어려운 경기였다. 대전은 전반 12분 만에 조나탄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수비 실수로 후방에서 공을 빼앗겨 실점하는 실책이었다. 경기 양상도 대전이 밀렸다. 안양의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에 밀려 애를 먹었다. 그나마 전반 32분 박진섭의 중거리슛으로 동점을 만들며 희망을 살렸다.
본격적인 반전은 후반 17분 장신의 브라질 스트라이커 바이오가 공민현 대신 들어가면서 만들어졌다. 바이오 투입 후 대전은 서서히 공격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바이오는 피지컬이 좋고 197㎝의 장신이라 수비수들이 까다로워 하는 스타일이다. 스피드, 개인기도 보유하고 있어 특히 후반에는 위력을 발휘한다. 이 감독은 이 점을 활용하기 위해 바이오에게 30분의 출전 시간을 부여했다.
작전은 적중했다. 바이오는 후반 24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이현식이 밀어준 공을 그대로 슛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40분에는 서영재가 내준 패스를 정확한 슛으로 가져가며 한 번 더 골망을 흔들었다. 시간상 경기를 끝내는 쐐기골이었다. 수비 시엔 강한 압박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고,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며 승리를 지키는 데 기여했다.
바이오는 지난 2019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해 후반기 16경기서 10골을 몰아치며 맹활약했다. 이후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대전의 러브콜을 받고 이적했다. 전남과 트러블이 생기는 상황을 감수하고 영입했는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2020시즌 20경기에서 4골3도움에 그쳤고 올해에도 30경기서 2골2도움에 머물렀다.
대전에게 미운오리새끼 같았던 바이오는 이 감독의 지도 아래 가장 중요한 시기에 백조로 변신했다. 이 감독은 “바이오가 이렇게 해주길 바랐다. 바이오는 출전시간을 많이 안 줘도 후반에 들어가면 상대가 버거워 하더라. 그게 잘 맞아들어갔다. 바이오는 확실히 후반에 들어가면 좋다”라고 말했다.
바이오는 “두 골을 넣어 행복하다. 선수는 부진할 수 있는데 플레이오프를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출전 시간은 감독님이 결정하신다. 저는 제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아직 한 달이 남았다. 잘 준비해 두 경기를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고비를 넘긴 대전은 이제 1부리그를 향해 정조준한다. 대전은 다음달 K리그1 11위와 승강 플레이오프 두 경기를 치른다. 약 한 달간의 여유 시간이 있다. 실전 감각이 문제지만 전술, 체력적으로는 더 잘 준비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앞으로 두 경기가 남았다.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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