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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 인턴기자]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키워드는 ‘OTT’와 ‘다양성’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된 후보작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양한 국적의 영화와 OTT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가 다수 포함됐다.
작품상 후보로는 영화 ‘파워 오브 더 도그’와 ‘듄’ 외에 ‘벨파스트’, ‘코다’, ‘돈 룩 업(Don’t Look Up)’, ‘드라이브 마이 카’, ‘리코리스 피자’, ‘킹 리처드’, ‘나이트메어 앨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올랐다. 이 10편의 작품 중 5편이 OTT 스트리밍 영화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최우수 작품상을 수여한 아카데미는 지난 몇 년간 조직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국적의 회원들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후보군에 외국 작품들이 다수 선정됐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3시간짜리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또한 덴마크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집은 어디인가’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국제 영화 부문에서 후보에 오르며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노르웨이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The Worst Person in the World)’(감독 요아킴 트리에)도 각본상과 국제장편영화상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요아킴 트리에 감독은 “아카데미 후보에 2개 부문이나 지명이 되어 영광이고 기쁘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점점 더 국제적인 행사로 변화하고 있는 덕분에 이런 결과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경이로운 박스오피스 기록을 보이며 역대 관객수 6위에 오른 ‘스파이더맨3: 노 웨이 홈’은 시각효과상 부문에서만 이름을 올리는데 그쳤다. 미국의 유명 영화 제작자 카시안 엘위스는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해 영화 산업을 살린 두 편의 훌륭한 영화 ‘스파이더맨3’와 ‘007:노타임 투 다이’를 간과한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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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T영화, 주류 영화산업으로 편입될까...최고상인 ‘작품상’ 정조준
OTT서비스 영화가 역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노린다. 올해 작품상 후보 10편 중 절반이 넷플릭스, 애플TV플러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개봉되었다. 애플TV플러스는 청각장애 드라마 ‘코다’로 첫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넷플릭스의 ’파워 오브 더 도그‘와 ’돈 룩 업’, HBO맥스의 ‘킹 리처드’와 ‘듄’ 역시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만약 OTT플랫폼 영화가 작품상을 차지하게 되면 넷플릭스 영화 ‘로마’가 처음 작품상 후보에 오른지 4년 만에 OTT영화가 아카데미 최고상을 손에 넣게 된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즈는 ‘파워 오브 도그’와 ‘돈 룩 업’이 이번 후보 명단에서 도합 27번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며 “온라인 스트리밍이 할리우드를 지배하고 있다(the dominant force in Hollywood)”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2019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를 처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 후보에 올린 뒤 주류 영화계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왔다. 넷플릭스는 이듬해 작품상 후보에 ‘아이리시맨’과 ‘결혼이야기’ 두 편을 올렸고,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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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인·여성에게 유독 박한 아카데미...새 역사 쓰여지나
미국의 국민배우 ‘덴젤 워싱턴(67)’은 계속해서 역사를 쓰고 있다. ‘트레이닝 데이’, ‘말콤X’ 등에 출연한 덴젤 워싱턴은 올해는 ‘맥베스의 비극’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아카데미에서만 총 10번 이름을 올렸다. 덴젤 워싱턴은 아카데미와 인연이 깊다. 2002년 영화 ‘트레이닝 데이’로 아프리카계 미국 배우로는 38년만에 아카데미 역사상 두 번째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90년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영광의 깃발(Glory)’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오스카 시상식은 역사적으로 흑인 배우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시드니 포이티어(2022년 별세)’가 1964년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이 되었지만 2002년 워싱턴이 흑인 배우 중 두 번째로 수상할 때까지 흑인배우의 수상은 없었다. 그리고 흑인 여성 수상자는 2002년 영화 ‘몬스터 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 베리(55)’ 단 한 명뿐이었다.
한편 영화 ‘피아노(The Piano)’로 1993년 감독상 후보에 오른 ‘제인 캠피온(67·뉴질랜드)’은 영화 ‘파워 오브 도그’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두 차례나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파워 오브 도그’ 촬영 감독인 ‘아리 웨그너’ 또한 촬영상 후보에 오른 두 번째 여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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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우주연상은 ‘역시나’ 혹은 ‘이변’
이번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하우스 오브 구찌’에서 인생 연기를 선보인 ‘레이디 가가(35)’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지명되지 못했다. 여우주연상 부문에서 고(故)다이애나 왕세자비로 분한 ‘크리스틴 스튜어트(31)’가 유력한 수상자로 꼽히는 가운데 ‘니콜 키드먼(54)’, ‘올리비아 콜먼(48)’, ‘페넬로페 크루즈(47)’, ‘제시카 차스테인(44)’등 후보군이 쟁쟁하다. 과연 크리스틴이 이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생애 첫 오스카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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