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평=장강훈기자] 벌써 전운이 감돈다. KIA가 실전 모두 전환을 앞두고 있다.
KIA는 22일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서 첫 실전을 치른다. 젊은 선수 위주로 그간의 훈련 성과를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외국인 투수 션 놀린과 로니 윌리엄스는 청백전과 별개로 라이브 피칭을 통해 구위 점검에 나선다. 예년에 비해 열흘 이상 빠른 페이스로 김종국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 전원이 명예회복을 위해 걸음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21일에는 에이스 양현종(34)이 심판위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불펜 투구를 했다. 총 62개를 던졌는데, 낮은 코스로 빨려 들어가는 속구는 육안으로도 볼끝이 살아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KIA 서재응 투수코치는 “미국에 1년 다녀온 뒤 절치부심한 느낌”이라며 “준비를 잘 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서 코치는 “예년에 비해 페이스가 빠른 편이다. 신인 때 이후 최대 페이스지 않나 싶다. 알아서 몸을 잘 만들어왔다”고 칭찬했다.
|
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두루 점검한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부터 연마한 커브도 구사했다. 공이 손에서 빠지거나, 원바운드되는 경우가 종종 보였다. 서 코치는 “회전을 주려고 의식하다 보니 손목이 지나치게 꺾인다”고 조언했고 이내 정확한 브레이크로 빠르게 떨어졌다. 가상의 상대타자로 타선에 들어선 한승택은 우타석에서 몸쪽 속구, 좌타석에서 체인지업 움직임을 보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최수원 문승훈 심판위원을 포함한 심판진도 양현종의 투구를 보며 스트라이크존(S존) 점검에 나섰다. 심판마다 성향 차가 있어 판정이 어긋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휴대용 트래킹 장비로 측정한 코스를 보면서 놓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양현종은 “심판위원이 보는 앞에서는 처음 던졌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존이 넓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포수 한승택 역시 “힘 있고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에게는 유리할 것 같다. 넓어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
S존 변화를 신중한 표정으로 지켜본 서 코치는 “위쪽은 공 두 개가량 높아졌다. 국제대회 규격에 맞춰가는 느낌”이라며 “우리가 생각했을 때 볼로 본 공에 손이 올라가는 경우가 서너차례 나왔다. 높은 코스는 포수의 앉은키에 구애받지 않고, 타자에게 맞춰 정하는 것으로 (심판들이) 정립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장신이면 세로로 길어지고, 단신이면 상대적으로 좁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서 코치는 “팀별 1, 2선발을 제외하면 확대된 S존을 모두 활용할 만한 투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S존 확대에 연연하지 말고 기존의 자기 코스대로 공을 던지라고 주문했다. 던지다가 심판의 손이 올라가면, 각자 느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존 확대를 지나치게 의식하다가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충고다.
한파로 영하권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라운드는 봄을 준비하고 있다. 투수들의 기합소리와 경쾌한 파열음, 그라운드를 수놓을 스파이크 소리가 야구의 계절을 알리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