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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큰 키(173cm)에서 나오는 커트 구질이 서효원보다 낫다. 공격력만 보강하면 세계적인 수비전형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여자탁구 명가 삼성생명 유남규 감독의 칭찬이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 팀의 실업 1년차 변서영(19)이다. 2003년생으로 올해 대구 상서여상를 졸업한 앳된 선수다. 청소년 국가대표도 지냈다.
변서영은 지난 27일 열린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에서 대한항공 김하영을 상대로 무려 74구까지 가는 랠리를 선보이는 등 끈질긴 수비탁구를 펼쳐 화제가 됐다. 그는 이 매치 승리로 삼성생명의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4매치에서 국가대표 김하영을 2-0(11-8, 11-9)으로 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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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서영은 유남규 감독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라고 한다. 유 감독은 실업팀 진출이 어려워진 변서영의 사정을 듣고 ‘잘 키우면 제2의 서효원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그를 스카우트했다. 그리고 지난 3개월여 동안 ‘히든카드’로 훈련시켰다.
변서영은 지난 3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 깜짝 출전해 1매치에서 상대 에이스 이은혜를 2-0(11-6, 11-9)로 꺾어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13일 대한항공과의 2라운드에서는 김하영에게는 패했지만 다시 이은혜를 꺾었다.
“처음 프로리그 경기에 나서기 전에 너무 부담이 돼서 울음이 나왔어요. 언니들이 잘 다독여줘서 (이)은혜 언니를 두 번이나 이겼던 것 같아요. 언니들, 그리고 감독님, 황샘(황성훈 코치)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서 대한민국 최고의 수비수 아니, 최고의 여자탁구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변서영의 소감이다.
스스로 별명이 ‘긴팔원숭이’, ‘변숭이’라는 변서영. 그는 인기 TV시리즈 ‘응답하라 1988’에 나온 선우엄마(김선영)과 똑 닮았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
한국 여자탁구에 새롭게 등장한 수비탁구 전형. 변서영이 김경아→서효원으로 이어져온 수비 탁구의 명맥을 어떻게 이어갈 지 지켜볼 일이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