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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페이스가 늦기는 했다. 그러나 이렇게 잘 던지면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삼성 새 외국인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33) 이야기다. 첫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아레즈는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위력투를 뽐냈다. 투구수는 61개였다.
속구 최고 시속 151㎞까지 나왔다. 최저가 시속 148㎞. 아직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놀라운 수치다. 스프링캠프 당시 “작년에 시속 160㎞까지 던졌다. 올해도 그렇게 던지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빈말이 아니었다.
여기에 투심도 최고 시속 150㎞을 찍었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를 구사했다. 볼넷 2개가 있기는 했으나 강속구를 바탕으로 키움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거침없이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고, 구석을 찌르는 제구도 갖추고 있었다.
1회초 안타와 볼넷으로 1,2루 위기에 처하기는 했다. 그러나 후속타를 막았다. 2~3회는 삼자범퇴로 마쳤고, 4회에 볼넷 1개를 추가로 내줬으나 그뿐이었다. 깔끔하게 4이닝 무실점 마무리.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경기 후 수아레즈는 “변화구 체인지업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공을 던진 것 같다. 남은 기간 투구 메커니즘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려고 한다. 투구 메커니즘이 좋다면 오늘 안 좋았던 변화구도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개막전에 맞춰 투구수도 늘려 완벽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투구폼이 너무 깨끗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공 자체가 워낙 위력적이다. 단순히 속구만 뿌리는 투수가 아니라 다양현 변화구까지 갖췄기에 투구폼이 흠결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수아레즈는 입국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었고, 자가격리까지 있으니 합류는 당연히 더 늦었다. 2월 15일이 되어서야 팀에 왔다. 우려를 낳았다.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최근에야 라이브 피칭 단계까지 왔다.
첫 실전에서 조금 길게 던진 것도 페이스를 맞추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이라는 1이닝부터 시작해 조금씩 늘린다.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긴 이닝을 소화했기에 정규시즌까지 준비도 확실히 마칠 수 있을 전망이다.
큰 문제 없이 첫 경기를 마쳤다. 구속도 인상적이었고, 제구도 준수했다. 타선이 2회말에만 4점을 뽑는 등 든든하게 지원해준 부분도 있었다. 3년차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검증이 끝났다. 수아레즈의 활약이 중요했다. 첫 경기부터 위용을 드러냈다. 삼성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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