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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사비 에르난데스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 등과 함께 FC바르셀로나(바르사)의 황금기를 이끈 레전드다. 작은 키에도 중원에서 빠른 움직임과 날카로운 패스로 플레이메이커로서 빛나는 활약을 펼쳤던 ‘작은 거인’이었다.
그런 사비 에르난데스(42)가 이젠 사령탑으로 ‘바르사 재건’에 성공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1~2022 스페인 라리가 29라운드 원정 ‘엘 클라시코’에서 그는 바르사의 4-0 대승을 이끌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엘 클라시코에서 최근 레알에 당한 5연패 충격에서도 벗어났기에 기쁨은 더했다.
구단은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 아래 FC바르셀로나의 위대한 질주(Great run)”라며, 지난해 11월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로날드 쿠만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팀을 현재 스페인 라리가 3위로 견인한 그의 업적을 칭송했다.
그럴 만 도 한 것이 바르사는 최근 12경기 무패행진(9승3무)을 기록 중이다. 구단은 “바르사는 현재 좋은 상태이고 , 최근 결과는 그것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2022년 들어 라리가에서만 10경기에서 승점 26을 획득할 정도로 상승세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최근 갈라타사라이(터키)를 제치고 8강에 진출했다.
지난여름 리오넬 메시를 파리 생제르맹(PSG), 앙투안 그리즈만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돌려보낸 이후,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바르사가 더이상은 아니다. 사비 감독은 감독 취임 이후 전체 경기를 통틀어 25경기 14승7무4패를 기록했다.
최근 12경기 무패를 기록할 때는 32골이라는 놀라운 골결정력을 보여줬고, 10실점에 그쳤다. 공수에서 안정감을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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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는 아스널에서 미운털이 박혀 방출되다시피한 골잡이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33)이다. 그는 바르사 유니폼을 입고 11경기 9골을 기록하며 바르사의 재건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이적료 없이 자유롭게 영입했으니 팀으로서는 복덩이가 넝굴 채 굴러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부상 등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이적한 페란 토레스(22)도 왼쪽 윙포드로서 6골을 넣으며 오바메양과 공격에서 황금콤비를 이루고 있다. 울버햄튼으로 임대를 보냈다가 이번 시즌 중 다시 데려온 오른쪽 윙포워드 아마다 트라오레(26). 그도 기동력 있는 측면돌파로 공격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들의 영입으로 시즌 초 쿠만 감독 아래서 팀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던 멤피스 데파이는 후반 교체요원으로 전락했다.
최근 12경기 무패를 기록하는 동안 4골을 폭발시키며 승리한 것도 4번이나 될 정도로 바르사 공격의 파괴력은 가공할 만하다. 구단은 “이런 기록들은 리그 타이틀에 대한 늦은 도전이 더 이상 헛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까지 했다.
이번 시즌 라리가 29라운드 결과, 바르사는 승점 54(15승9무4패)로 1위 레알 마드리드(20승6무3패 승점 66)와 승점 12점 차다. 역전이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팀당 9경기씩을 남겨 놓고 있으니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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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는 수비에서는 헤라르드 피케(35), 중원에서는 세르히오 부스케츠(34) 등 베테랑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미드필드 진용에서는 페드리(20), 파블로 가비(18) 등 영건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구 세대의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프렝키 더 용(25)도 중원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원이다.
사비 감독 아래서 상승세를 탄 바르사가 라리가에서 ‘숙적’ 레알을 어디까지 위협할 지, 그리고 유로파리그에서도 승승장구하면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지. 앞으로 스페인의 명가 바르사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질 것 같다. kkm100@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