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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홈런왕’ 박병호(36·KT)는 ‘갑(甲)성비 프리에이전트(FA)’로 불린다. 지난해 연말 3년 30억원에 계약을 맺었는데, 소위 잭폿이 터졌다.
에이징 커브를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홈런 1위(27개·5일 현재)다. 타율은 0.263에 머물고 있지만, 67타점을 쓸어담으며 KT 타선을 든든히 받치고 있다. 개막 직전 강백호를 시작으로 헨리 라모스가 부상해 클린업트리오가 붕괴했지만 홀로 타선을 지켰다. 주춤하던 KT는 6월 진격을 시작해 8위에서 단독 4위로 올라왔다. ‘통곡의 마이너스 1’을 두어 차례 오가더니 5일 현재 플러스 2로 전환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가 버팀목 역할을 해준 게 컸다. 타선뿐만 아니라 팀의 리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병호로 인해 파생되는 효과는 투수진에게까지 이어진다”고 칭찬했다. KT 반등 요인으로 ‘타선 안정화’를 꼽은 이 감독은 “(황)재균이가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강한 6번타자를 완성했다. 앤서니 알포드를 2, 3번에 배치해 앞(상위 타순)을 강화했지만, 재균이가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했으면 어려울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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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4번타순을 굳건히 지키는 상황 속 앞뒤를 받칠 타자가 필요했다. 5번 타순에서는 포수 장성우가 기대 이상의 클러치 능력으로 입지를 굳혀 꼬인 실타래를 풀었다. 이 감독은 “병호와 (장)성우를 거르면 뒤에서 폭발할 타자가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재균이가 팀 타선 반등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설명에는 ‘박병호가 4번에서 버텨준 덕분’이라는 함의가 들어있다. 그는 “병호는 올해 때려낸 27개 홈런이 모두 영양가 있는 한 방이었다. 흐름을 바꾸는 추격홈런도 있었고, 동점, 역전 결승포도 많았다. 영양가로 따지면 2020년 정규시즌 MVP를 따냈던 멜 로하스 주니어보다 몇 수 위”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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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던 장타력을 회복하면서 타석에서 여유도 생겼다. 압도적인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으니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다. 이 감독은 “(볼넷을) 골라내야 할 때, 해결해야 할 때, 자기야구를 할 때 등을 스스로 구분하는 인상을 받았다. 경기 흐름에 맞게 조절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조급하게 대응했다. 안좋은 공에 스윙했는데, 자기 스윙을 하면서부터는 유인구를 참아낸다. 안정화로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KT는 KIA와 두 경기를 치른 뒤 롯데와 삼성을 차례로 만난다. 이 감독은 “5위 경쟁 팀들이어서 빡빡할 것 같다”면서도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목표를 실현하려면 현재 52홈런 페이스인 박병호의 한 방이 필요하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