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뛰기 우상혁, 세계육상선수권 출전 위해 미국 출국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리는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높이뛰기 우상혁이 지난달 30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육상의 본고장’ 미국 땅에서도 불사조 정신으로 신화창조를 꿈꾼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한국 육상 역사 처음으로 세계(실외)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16일 오전 2시10분(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리는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나선다. 출전 선수 32명이 2개 조로 나뉘어 경쟁한다. 상위 12명이 겨루는 결선은 19일 오전 9시45분에 펼쳐진다.

역대 실외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한국인은 남자 경보의 김현섭이 유일하다. 그는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경보 20㎞에서 6위를 기록했으나 이후 금지약물 양성 반응자가 나오면서 3위로 올라섰다. 트랙·필드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한국인은 없다. 1999년 스페인 세비야 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이진택이 기록한 6위가 최고 성적. 우상혁은 이진택의 기록 경신은 물론, 한국 육상 최초 금메달 유력 후보로 거듭났다. 세계육상연맹도 프리뷰를 통해 우상혁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했다.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본선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기록한 그는 올해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 2m33을 넘어서며 일찌감치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올림픽을 통해 존재 가치를 입증한 그는 대한육상연맹의 ‘우상혁 전담 TF팀’ 지원을 받으며 한 차원 더 진화했다. 전폭적인 지원 속에 지난 겨울 유럽 대회를 뛰며 비시즌 실전 감각을 쌓았다.

\'우상혁, 날아올라\'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지난달 3일 오후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0회 KBS배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2m 30에 도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2월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실내 대회에서 2m36을 뛰어넘었고, 3월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선수권에서 2m34를 넘어 메이저대회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도쿄올림픽 공동 우승을 차지한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가 모두 참가한 지난 5월14일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실외)에서도 2m33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상혁은 올 시즌 실내 대회에서 세계 1~3위 기록(2m36·2m35·2m34)을 보유 중이다. 또 실외 대회도 2~4위 기록(2m33·2m32·2m30)을 품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실외 대회 1위 기록(2m34) 보유자인 일리야 이바뉴크(러시아)가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불참한다. 우상혁에게 더 기대치가 높아지는 이유다.

세계선수권 전초전이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강풍 변수에도 흔들림 없이 제 기량을 뽐낸 우상혁은 채식 위주로 식사하며 체중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국내 대회를 소화한 뒤 적절한 휴식을 겸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세계육상선수권 우승 도전하는 우상혁
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빅3’로 불리는 우상혁과 바심, 탬베리 뿐 아니라 안방에서 경기하는 주본 해리슨(23), 셸비 매큐언(26·이상 미국)이 메달을 두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결선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 유의미한 결과이나 우상혁에겐 ‘세계 챔프’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

한편, 세계육상연맹은 14일 세계선수권 포상액 규모를 공개했다. 개인 종목에서 우승하면 7만 달러(약 9200만 원)을 받는다. 2위는 3만5000달러(약 3600만 원), 3위는 2만2000달러(약 2900만 원)이다. 대한육상연맹은 세계선수권 우승 상금을 1억 원으로 내걸었다. 2위는 5000만 원, 3위는 2000만 원이다. 즉 우상혁이 바람대로 세계 정상에 선다면 2억 원에 가까운 상금을 품을 수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