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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46일 만의 만남. 투수와 타자 모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생애 첫 헤드샷 퇴장 멍에와 불의의 코뼈 골절상으로 점철된 ‘그날’의 악몽을 털어내려는 듯 마주한 투타는 신중하고도 집중력있는 모습으로 대결에 임했다.
SSG 에이스 김광현(34)과 KIA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0)가 7월2일 문학 맞대결 이후 46일 만인 1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맞대결했다.
둘의 대결은 예정보다 하루 연기됐다. 전날 경기가 비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말은 안했지만, 당시 기억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는 노릇. 맞대결에 앞서 사령탑을 통해 양상을 유추할 수 있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소크라테스는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근성을 갖고 있다. 왼손 투수를 만나도 적극적으로 타격한다. 공을 길게 보는 습관도 갖고 있다. 김광현을 다시 만나지만,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최고 에이스 중 한 명이어서 김광현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의도치 않은 사고였고, 소크라테스도 건강을 회복해 돌아온만큼 정상적인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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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원형 감독은 “아마 (김)광현이가 소크라테스에게 몸쪽 공을 안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맞히려고 던진 게 아니었지만, 투수로서는 두 번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김 감독은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다. 몸쪽 승부가 필요할 때는 해야한다”면서도 “광현이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투수는 자신을 제어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령탑의 예상은 적중했다. 김광현은 몸쪽 승부 대신 바깥쪽 위주의 볼 배합으로 세 차례 승부를 했다. 0-3으로 뒤진 1회말 1사 후 첫 만남에서는 속구 하나를 던진 뒤 슬라이더 두 개를 잇달아 던지다 우전안타를 맞았다. 적극성을 갖고 승부하는 소크라테스의 스윙이 ‘그날’ 몸에 맞는 볼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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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와 7회는 김광현이 완승했다. 소크라테스의 적극성을 역이용했다. 느린 슬라이더 뒤 커브를 던져 손쉽게 2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안타를 맞았던 결정구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3구삼진. 7회 무사 2루 위기에서도 슬라이더와 커브만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과감한 몸쪽 승부 없이도 스윙을 적극적으로 하는 소크라테스의 성향을 역이용해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김광현과 소크라테스 모두 프로답게 무슨일 있었냐는 듯 자기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대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