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코프
알렉산더 듀코프 러시아축구협회 회장. 출처 | 러시아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가입 추진, 유럽축구연맹(UEFA) 협박하려는 거 아냐.”

유럽에서 사실상 쫓겨난 뒤 AFC 가입을 추진 중인 알렉산더 듀코프 러시아축구협회 회장은 ‘실전 경기 복귀’를 강조하며 말했다. 24일(한국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 ‘RT’ 등 다수 매체는 ‘러시아축구협회가 UEFA를 떠나 AFC에 가입하는 것을 검토, 이르면 오는 27일 결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축구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모스크바에서 협회 집행위원회를 마친 듀코프 회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러시아축구협회는 올 2월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맞물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월드컵 예선을 비롯해 국제대회 참가 금지 조치를 당하며 퇴출당했다. UEFA도 FIFA 기조에 맞춰 2024년 유럽선수권대회 참가 자격 박탈 등을 시행했다. 대표팀의 A매치 시행도 여의찮았던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 비공식 경기만 치러왔다.

듀코프 회장은 “우리는 유럽 대회에 나갈 여건이 되지 않는다.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다면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AFC는 우리를 받아줄 수 있으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빅리그를 누비고 싶은 여러 선수 꿈에 지장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말엔 “유럽 축구의 장점과 수준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선 뛰는 게 중요하다”며 “불행하게 (현시기에) 이념적으로 우리는 다른 유럽 국가와 상충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31일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다시 4년간 (국제 대회에 나설) 창이 닫히게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 축구의 AFC 가입은 최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전쟁 여파에 따른) 러시아와 벨라루스 징계를 존중하면서 이 나라 선수가 아시아 대회에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AFC 편입은 OCA에도 추진력을 안길 수 있다.

듀코프 회장은 “(러시아 리그) 클럽의 절반 이상도 (AFC 가입을) 지지한다. 아시아는 거대 시장이다. 40억 명 인구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UEFA를 압박하려는 수단이라는 것에 “누구도 UEFA를 협박하려고 한 적이 없다. 우리는 그들을 존중한다. 또 현재 이런 상황에도 (UEFA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지도자 교육, 축구 개발 프로젝트 자금 조달에도 협조했다”고 받아쳤다.

러시아의 AFC 가입이 성사되면 내년 아시아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메이저 대회 아시안컵 출전도 가능하다. 또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에 나설 수 있는 만큼 한국과 일본, 이란 등 기존 아시아 강자에 강력한 경쟁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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