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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입성에 성공한 이정영. 사진 | UFC

[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잠재 능력을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

‘코리안타이거’ 이정영(27)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뛴다. 지난 5일(한국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 홀에서 ‘UFC 파이트 나이트 루이스 vs 스피박’이 열렸다. 한국 팬들의 관심을 끈 것은 페더급의 이정영, 플라이급의 박현성(27)과 최승국(26)이 출전한 ‘ROAD TO UFC(이하 RTU)’였다.

지난 5월에 시작한 RTU는 아시아 정상급 MMA 유망주들이 참가하는 8강 토너먼트로 세계 최고의 격투기 단체인 UFC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시아 시장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기획했다. 이번 1회 대회에는 플라이급(56.7㎏), 밴텀급(61.2㎏), 페더급(65.8㎏), 라이트급(70.3㎏) 등 4개 체급에서 총 32명이 참가했다. 최종 우승자는 UFC와 정식 계약을 맺으며 옥타곤에 오른다.

이번 파이트 나이트는 RTU의 결승전을 겸해 열렸다. 페더급 결승전에 진출한 이정영은 중국의 이자(26)를 스플릿 판정(27-30, 29-28, 29-28)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영의 UFC 입성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8강전과 4강전에서 모두 1라운드 KO승을 장식하며 UFC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결승전은 생각 외로 험난했다. 이자는 초반부터 이정영의 강한 화력을 피해 클린치로 붙으며 레슬링 공격을 걸었다. 이정영은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2라운드부터 반격이 시작됐다. 이정영은 클린치에서 떨어지는 순간, 이자에게 라이트훅을 맞혔다. 어퍼컷도 들어갔다. 3라운드에도 시작하자마자 오른손 어퍼컷이 터졌고, 라이트 스트레이트 강타도 들어갔다. 하지만 신승이었다. 3라운드 종료 후, 세 명의 판정단 중 두 명이 이정영의 손을 들어주며 스플릿 판정승이 나왔다. 이자의 레슬링보다 이정영의 타격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쉬운 상대로 여겨졌지만, 이정영이 고전한 이유는 부상에 있었다. 이정영은 RTU가 시작되기 전부터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까지 요구하는 상태였지만, UFC 진출에 대한 열망 때문에 숨겨왔다. 결승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다. 이정영도 경기 후 초조한 표정을 보이며 심판진의 결정을 기다렸다.

이정영은 “채점은 솔직히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판정단이 내 손을 들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으로 완벽하게 승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정영은 이자의 파이팅도 인정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경기 내내 박빙의 승부를 보였다. 입이 무거운 이정영은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할 말이 많지 않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정영은 부상 때문에 미국 현지에서도 PI(퍼포먼스 인스티튜트, UFC에서 운영하는 훈련.재활 시설)에서 치료받았다. PI와 에이펙스 홀을 오가며 훈련한 이정영은 “부상으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경기부터는 미국에서 수준 높은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더 강해진 모습으로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결승전이 열리기 전부터 현지의 유력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이정영은 ‘내 수준은 RTU에 진출한 선수들이 아니라 현 상위랭킹 5명’이라고 밝혔다.

꿈의 무대인 UFC에 입성한 이정영은 “이제 더 강한 상대들과 겨뤄야 하는 무대이기에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 무작정 노력하기보다는 더 체계적으로 좋은 파트너들과 훈련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내 잠재 능력은 아직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내 끝이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성장하겠다”라고 세계 챔피언이 목적지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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