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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가수 김완선이 이모이자 매니저인 고(故) 한백희에게 ‘심리적 지배’를 당해 제대로 정산조차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김완선은 10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매니저로서 너무 훌륭한 분이셨다. 여러 팀이 해야 하는 일을 혼자 완벽하게 했다”며 이모를 언급했다.

이어 “저는 너무 어렸다. 이모가 시키는 대로 하는 돈 버는 로봇 같은 존재였다. 데뷔했을 때부터 제가 했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보람이 하나도 없이 쭉 일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자신의 성취에 대해서 “남의 집에 집어먹다가 온 것 같았다. 내 인생이라는 느낌이 안 들었다. 이건 이모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이모가 대리만족하는 거라는 생각밖에 안 했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은영 박사는 김완선이 ‘정서적 탈진’ 상태라고 봤다. 오 박사는 “방전된 배터리 같은 거다. 충전이 충분히 돼야 돌아가는데 정서적으로 탈진이 다 됐다. 사람을 만나는 건 좋다. 그런데 그 순간을 기억하는 것은 굉장한 에너지 소모다. 그럴 여력이 없는 거다. 그래서 흘려보내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완선의 동생 김영선은 김완선의 활동기 때 가족들 역시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모가 1년에 한두 번도 언니를 집에 안 데려왔다. 거의 단절된 거다. 엄마가 집에 가면 없는 스케줄을 만들어서 나가버렸다. 그런 경우가 있으니까 부모님이 아직도 많이 힘들어하신다”고 말했다.

또 김완선은 1986년부터 1998년까지 매년 100억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익금을 한 번도 나눠 갖지 못했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새벽까지 일을 하는데 돈이 없는 거다. 처음에는 투자비용이 들어갔다 쳐도 계속 4~5년 그렇게 갔다. 그래도 이모한테 왜 정산 안 해주냐고 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영선은 “엄마가 (이모에게 돈을) 찾으러 갔다. 언니 명의의 통장을 엄마한테 보여줬다. 그런데 돈을 다 찾아갔더라. 당시 금융 실명제가 없었다. 너무 무지했던 것 아니냐고 했더니 ‘믿었지’ 그러시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김완선이 이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분석했다. 오 박사는 “가까운 사람과의 만남도 못 하게 하고 상황을 이용해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과도하게 통제했다. 심리적 지배로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한편,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notglasses@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