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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알고 가야 할 슬랭(욕)이 있나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토미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이 ‘팀 코리아’ 합류를 앞두고 있다. 일찍 몸을 만들었고, 조기에 타격 훈련까지 할 정도로 페이스를 올렸다. 에드먼 자신도 기대가 큰 모습.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
에드먼은 세인트루이스 핵심 선수다. 세인트루이스의 지명을 받았고,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21년부터 오롯이 주전으로 올라섰다. 159경기, 타율 0.262, 11홈런 56타점 30도루, OPS 0.695를 작성했다.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2022년에도 153경기, 타율 0.265, 13홈런 57타점 32도루, OPS 0.724를 찍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수비도 여전히 좋다. 2루수로 89경기, 유격수로 80경기 나서는 등 골고루 잘한다. 각각 614.2이닝, 622이닝으로 거의 절반씩 뛰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목했다. 아머니가 한국계다. 미들네임이 ‘현수’다. 지난해 대표팀 구성 단계부터 에드먼을 염두에 뒀다. WBC는 혈통 중심이기에 국적과 무관하게 선발이 가능했다. 미국으로 날아가 에드먼과 접촉했고, 대표팀 발탁까지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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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이 아니면서 한국 야구 대표팀에 나서는 역대 최초의 선수가 됐다. 에드먼도 이 타이틀에 대해 “나도 들었다. 영광이다. 신이 나더라. 나라를 대표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기대가 된다. 응원도 많이 받고 있다. 좋은 모습 보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유격수 김하성과 함께 대표팀 키스톤 콤비를 이룰 것이 유력하다. 현역 메이저리거를 주전으로 쓰지 않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김하성과 에드먼의 시범경기 영상이 있으면 보겠다. 두 선수를 믿는다. 에드먼도 굉장히 적극적이더라. 자세가 마음에 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실제로 에드먼은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대회가 3월이기에 일찍 시작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지만, 이미 11월부터 방망이를 잡았다고 했다. 지난 14일 플로리다의 세인트루이스 캠프지에서 만난 에드먼은 “치고 던지면서 힘과 속도를 끌어올린다. 11월부터 시작했다. 이미 타석에서 타격도 하고 있다.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해야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예상 성적을 아주 높게 보지는 않는 것 같더라. 그러나 야구는 ‘미친’ 스포츠다. 자신 있다. 한국은 좋은 팀을 꾸렸고, 좋은 선수들이 모였다. 3월에는 어느 팀이든 승리가 가능하다. 높이 올라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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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대표팀에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 ‘KK’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에서 함께 뛰기도 했다. “KK를 다시 볼 생각에 설렌다. 훌륭한 동료였다. 샌디에이고와 경기할 때는 김하성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리고 갑자기 ‘욕’ 이야기가 나왔다. 팀 동료 라스 눗바가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하는 상황. ‘트래시 토크’가 벌써부터 오가고 있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요즘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혹시 내가 먼저 알고 가야할 것이 있나. 슬랭은 어떤가”라며 물었다.
아무리 외국어를 배울 때 ‘욕부터 배운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도 난처한 상황. “대표팀에 가면 선수들이 가르쳐 줄 것이다”며 웃어 넘겼다. 에드먼도 “오케이”라며 웃었다. 진짜 물어볼 기세.
한글로 ‘현수 파이팅’이라고 쓰기도 했다. 한국 팬들도 많이 생겼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한국에 대해, 한국 대표팀에 대해 알고 가겠다는 의지다. 어차피 대회가 짧기에 ‘용병’처럼 잠깐 뛰고 갈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이 없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