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는 올해 3가지 룰이 바뀌면서 이에 대한 반응과 진행사항이 큰 관심이다. 올시즌 10분의 1을 소화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에 주목할 만하다.

3가지 룰은 경기 스피드업을 위한 피치클락, 팬들에게 야구의 묘미를 안겨주는 도루 증가의 베이스 사이즈 확장, 야구 정통을 복원하는 내야 시프트 금지 등이다. 스피드업을 위해 투수의 주자견제 제한도 있다. 한 타자에게 두 차례 견제로 제한했다.

현재 야구팬, 전문가, 심지어 구장 매점에서 식음료를 파는 종사자들까지도 환영일색이다. 시간단축이 결정적이다.

정치평론가로 유명하며 야구 광팬으로 ‘Men at work’를 저술한 조지 윌과 ‘기록의 아버지’로 통하는 빌 제임스 등도 MLB 네트워크에서 “야구의 획기적인 변화다. 특히 피치클락에 의한 시간단축은 선수뿐 아니라 야구 종사자 모두에게 도움이 됐다”며 반겼다.

피치클락은 투수는 무주자시 15초, 유주자시 20초 이내에 투구 모션에 들어가야 한다. 타자도 8초 이내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투수가 위반하면 볼카운트가 올라가고 타자가 위반하면 스트라이크 카운트가 올라간다.

룰 도입의 긍정적인 효과는 기록으로 나타난다. 18일 현재 9이닝 경기의 평균 소요시간은 2시간38분이다. 지난해 3시간4분에 비해 무려 26분이 단축됐다. 경기내용은 활발해졌다. 경기당 도루시도가 1.8개로 2022시즌 1.4개보다 늘었다. 성공율은 81.9%로 높아졌다. 지난해는 75.4%였다.

홈런에 의존하는 빅볼야구가 주류지만 스몰볼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배지환이 속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경우, 팀도루 20개로 MLB 공동4위에 랭크돼 있다. 경기당 1개가 넘는다. 피츠버그는 지난해 총 89개 도루로 14위였고 성적도 5할 이하였다. 그런데 올시즌 초반 10승7패로 기대 이상 선전중이다.

시프트와 관련이 있는 BABIP(Batting Average on Baseballs In Play)도 향상됐다. 올해 0.299이고 지난해는 0.290였다. BABIP는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이다.

피치클락 도입은 미디어 종사자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특히 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청률에 도움이 된다. 젊은 층에도 경기시간 단축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KBO리그도 피치클락과 투수의 주자견제 제한 등 스피트업 규정을 하루빨리 도입해야한다. KBO리그의 18일 현재 평균 소요시간은 3시간 13분이다. MLB와 비교하면 자그마치 35분이 더 소요된다.

MLB보다 선수층이 얇은데도 경기시간은 한없이 길다. 주자만 출루하면 잇단 견제와 사인으로 경기는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게 현실이다. 투구시간도 줄여야 한다.

많은 야구 관계자가 KBO리그의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경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그러나 이를 현실적으로 단축할 방법이 없었다. 피치클락, 주자견제 제한을 제안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았다.

그동안 KBO리그의 불합리한 규정은 MLB의 시행을 확인한 후 뒤따랐다. KBO리그 적용까지 시차가 꽤 발생했다. 현재 적용하는 유니버셜 볼카운트도, 무관심 도루도 마찬가지다.

KBO 이경호 홍보팀장은 “현재 피치클락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고 MLB의 긍정적인 효과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KBO도 퓨처스리그에서 올 하반기 시범운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MLB는 이번 3가지 룰을 2022년 마이너리그에서 먼저 시행했고, 2023 정규시즌에 앞선 시범경기를 통해 적응기를 거쳤다. 선수들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MLB의 시범경기는 대략 30경기를 치러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는 게임수로 충분하다.

KBO도 새 룰을 도입하려면 퓨처스리그에서부터 시행하는게 바람직하다. 퓨처스리그에서의 시행착오를 면밀히 검토해야, 1군 경기에서 적용해야 선수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서둘러 시행하고 정착되길 바란다. 그래야 KBO리그도 획기적인 전환점 앞에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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