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김학균(52)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레전드’ 박주봉(59) 감독의 일본을 매치스코어 5-0으로 초토화시켰다.

17일 중국 쑤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수디르만컵 D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다.

수디르만컵은 2년마다 열리는 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이다. 혼합복식→남자단식→여자단식→남자복식→여자복식 순으로 경기를 치러 승부를 가리는 단체전이다.

프랑스·잉글랜드를 각각 4-1로 연파했던 한국팀은 3연승 조 1위로 8강행을 확정지었다. 일본은 2승1패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이날 첫 혼합복식에서 세계랭킹 9위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이 2위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와 1시간12분 동안의 접전 끝에 2-1(19-21, 21-15, 21-5)로 역전승을 거두며 앞서 나갔다.

이어 남자단식에서 세계 69위 전혁진(요넥스)이 15위 니시모토 겐타를 2-0(21-11, 21-19)으로 꺾으며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여자단식에서 세계 2위 안세영(삼성생명)이 1위인 야마구치 아카네를 2-0(21-11, 21-15)으로 물리치며 3-0으로 승리를 확정했다.

그러나 조별리그인 관계로 남자복식과 여자복식 경기가 이어졌고, 한국은 두조 모두 승리했다.

남자복식에서는 세계 17위 서승재(국군체육부대)-강민혁(삼성생명)이 3위인 호키 타쿠로-고바야시 유고를 2-0(21-18, 21-12)으로 제쳤다. 이어 여자복식에서 세계 5위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가 7위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카야를 2-0(21-13, 21-18)로 물리치며 대미를 장식했다.

김학균 감독은 경기 뒤 “예선 마지막 경기인데 많이 부담되는 경기였다. 일본이 우리와 전력이 대등하고, 랭킹상으로 위인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솔직히 100%를 넘어 200% 맘에 드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선수들에게 ‘우리는 수디르만컵 우승하러 중국에 간다’고 말했다. 단체전의 중요성도 강조했고, 우리가 단체전에 전통적으로 강했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안세영과 야마구치의 대결과 관련해서는 “5대5 정도의 승부를 예상했다. 누가 먼저 자기 플레이를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야마구치에게 끌려다니지 않길 바랐는데, 안세영이가 주도권을 잘 잡았다. 야마구치가 무리한 플레이를 하기 시작하면서 안세영이 마지막까지 자기 플레이를 쉽게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여자복식에서 이소희-백하나를 기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에게 우리의 다른 조들이 모두 졌다”며 “상성면에서 잘 맞는 것 같고, 두 선수가 이전엔 정적이었는데 동적으로 많이 변했다. 실행력이 보기 좋고, 현재 다른 조보다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고 답했다.

지난 2017년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15회 대회 때 우승했던 한국은 6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