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지쳤다. 차분하다. 만족스럽다. 우승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들(인터밀란)은 정말 잘했다. 나는 견뎌내라고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말했다. 운이 좋아야 한다. 그것은 운명(하늘의 뜻)이었다(It was written in the stars). 그것(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우리 것이었다.”(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한번 달성하기 힘든 트레블을 두번이나 달성했다. 명장 중 명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펩 과르디올라(52)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는 인터밀란을 맞아 예상 밖으로 고전했으나 후반 23분 터진 로드리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맨시티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FA컵에서 우승한 데 이어,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인 ‘빅 이어’(Big Ear)마저 들어올리며 트레블을 달성한 8번째 유럽 클럽이 됐다.
특히 EPL 클럽이 트레블을 달성한 것은 지난 1998~1999 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08~2009 시즌 FC바르셀로나를 이끌고 트레블을 이뤘던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서는 축구 인생에서 가장 정점에 오른 순간이라 할 수 있다.
트레블을 이룬 유럽클럽은 셀틱(1967), 아약스(1972), PSV에인트호번(198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999), FC바르셀로나(2009, 2015), 인터밀란(2010), 바이에른 뮌헨(2013, 2020) 등이 있었다.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지난 2016년 과르디올라 감독을 영입했지만 좌절을 겪었다. 지난 2020~2021 시즌 때는 결승에서 첼시한테 0-1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2021~2022 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4강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맨시티는 이번 시즌 4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합계 전적 5-1로 잡으며 설욕했고, 이탈리아 세리에A 최강 인터밀란마저 무너뜨리며 팀 창단 이후 첫 빅 이어를 들어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뒤 BT스포츠에 “우리는 최상의 레벨이 아니었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트레블은 너무 어렵다”면서 “호텔에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축하할 것이다. 월요일에 맨체스터에서 퍼레이드가 있다”고 말했다.
맨시티 주장 일카이 귄도안은 “우리는 너무 행복하다. 무엇이 일어났는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두팀에게 어려운 경기였고, 우리는 전반에 잘 하지 못했고 주저했다. 50-50 게임이었다. 골이 우리에게 와 매우 운이 좋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맨시티는 이날 공점유율에서는 57%로 우위를 보였으나 슈팅수에서는 7-14(유효 4-5)로 크게 뒤졌고, 몇차례 실점 위기를 골키퍼 에데르송은 선방으로 모면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
시모네 인차기 감독의 인터밀란은 지난 2009~2010 시즌 우승 이후 13년 만에 클럽 통산 4번째 빅 이어를 노렸으나 무산됐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