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7월 최강팀’ 두산이 26일, 12번째 경기만에 패했다. 달콤한 연승은 11에서 멈춰섰다. 역대 초보 사령탑 최다 연승 신기록(12연승)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견고한 수비를 발판삼아 11연승 휘파람을 분 두산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서는 기록되지 않은 실수로 무너졌다. 지난 7일 키움전 이후 19일 만에 선발등판한 곽빈은 실전감각이 떨어진 듯 롤러코스터 제구로 어려움을 겪었다. 2회 빅이닝을 내주고 주도권을 빼앗겼는데, 이 과정에 야수들의 아쉬운 플레이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사 1루에서 박승욱에게 던진 시속 149㎞짜리 속구가 좌중간으로 떠올랐다. 두산 좌익수 김재환은 스타트 미스로 어정쩡한 위치로 달려갔다. 반박자만 빠르게 반응했더라면 승부를 걸 만한 타구였는데, 뒤로 물러나는 스타트로 타구 처리에 시간이 걸렸다.
1루에 있던 전준우가 빠르게 3루로 내달린 것까지는 정상 플레이로 보였지만, 딜리버리 맨으로 나선 유격수 박준영이 타자주자가 2루로 내달리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볼을 받으러 나간 위치, 포구 뒤 연결동작 등에 경험부족이 드러났다.
1사 1,3루로 막을 수 있는 기회를 2,3루 위기로 넘겨줬고, 유강남의 볼넷 뒤 노진혁의 빗맞은 우익선상 2루타로 선취점을 내줬다. 노진혁은 허리 통증 탓에 정상적인 스윙을 못하는 상태였는데, 몸쪽 깊게 찌르려던 공이 어정쩡하게 날아들어 배트에 걸렸다.
이어 김민석의 투수 정면 타구가 곽빈의 글러브를 맞고 유격수쪽으로 굴절됐다. 타구를 쫓아가던 박준영은 역동작에 걸릴 수밖에 없었고, 타구가 느리게 굴러간 탓에 다시 두 점을 빼앗겼다. 2루수 이유찬도 두 차례 펌블로 흐름을 끊지 못하는 등 젊은 야수진에서 우려했던 장면이 나왔다.
타선은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앨런 윌커슨의 과감한 승부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5회말 2사 1,2루에서 허경민이 우중간 적시타로 두 점을 만회해 분위기를 띄우는 듯했지만 6회와 7회 아쉬운 수비로 3점을 헌납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투수들이 오랜 휴식으로 체력은 회복했지만 실전감각이 무뎌졌을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 전날 선발로 나선 브랜든 와델도 스트라이크 볼 비율이 좋지 않았는데, 감각 문제이지 않나 싶다. 젊은 야수들도 연승 과정에 열심히하고 있지만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다.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 끝까지 연승할 수는 없으니 패한 이후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하는 게 우선인데 이날 경기는 실수와 실책으로 사실상 자멸해 분위기가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르면 선두 LG를 만나는 일정이어서 연승기간 중 쌓인 피로를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두산의 3강 진입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