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일본에서 국내 브랜드 화장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다양한 K콘텐츠가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독차지하며, K뷰티도 일본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한류열풍에 합류했다.
특히 국내 화장품 브랜드는 지난해 일본 수입 시장에서 처음으로 프랑스산 화장품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30년간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정상을 지키던 프랑스의 아성을 꺾은 것이다. 최근 10년간 6배가량 수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프랑스산 화장품인 샤넬, 랑콤 등 고급 브랜드들을 이겼다.
일본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일본의 한국산 화장품(향수와 샴푸 포함) 수입액은 775억엔(약 7068억원)으로, 프랑스산(764억엔)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기업들은 일본 현지 시장 진출을 활성화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온라인 이커머스 내에서 더 많이 판매된다면, 일본은 오프라인 시장에서 더욱 둔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은 일본 현지서 주로 드러그스토어, 편집숍 등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일본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며 현지 시장 공략하고 있다.
특히 색조 뷰티가 강점인 클리오, 롬앤, 티르티르, 에뛰드 등이 높은 매출률을 나타내고 있어, 고가 브랜드보다 중저가 브랜드들이 인기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일본 20·30세대들 사이에서 ‘쁘띠프랴(저렴하지만 제품력이 좋은 가성비 아이템)’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한국 색조 화장품이 일본 뷰티 시장을 장악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엔 K팝을 좋아하는 2030세대 사이에서 한류 아이돌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찾아 쓰는 움직임이 확산하며 한국산 화장품 수입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아이돌 멤버가 일본 현지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한국에 대한 인지도, 친밀감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본 현지 시장에서 유통채널을 넓히며 브랜드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CNP’는 2020년 1월 일본 시장에 진출해 현재 로프트, 도큐핸즈 등 버라이어티샵과 H&B스토어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홋카이도에 마이크로바이옴센터를 건립하고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연구 기지를 마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3년 상반기 기준으로 일본 지역 매출은 전사 매출에서 약 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경산업은 “지난 2021년 대표 화장품 브랜드 AGE20‘s(에이지투웨니스), 루나(LUNA) 등이 큐텐, 아마존 재팬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했다”며 “지난해에는 로프트, 프라자, 돈키호테 등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다”고 밝혔다.
또 애경산업은 아마존 재팬에서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내부 매출액이 약 5배 증가한 성과를 달성했다. 애경산업은 “자회사 원씽(ONE THING)이 케이콘 재팬 2023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일본 소비자들을 만나고 동시에 온라인에서 큐텐 단독 기획전을 진행했다”며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화장품 제조업인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도 함께 호조를 보였다. K뷰티 흥행과 리오프닝 효과가 함께 맞물린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콜마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557억원 기록, 지난해 대비 65.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순이익은 5997억원, 426억원으로 각각 19.30%, 89.34% 늘었다.
코스맥스는 일본 수출 비중이 2021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코스맥스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은 479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3% 증가, 영업이익은 4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7.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코스맥스는 고객사 중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고객사들의 메인 제품이 포함된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도 공개했다.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은 파운데이션 50%, 선케어 78%, 립 제품 70%, 아이섀도우 25%, 크림 50%, 마스카라 14%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콜마, 코스맥스도 K뷰티 일본 시장 진출과 더불어 해외법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한국 화장품 인기와 관련해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K콘텐츠와 함께 국내 화장품 브랜들도 성장하고 있다”며 “중저가 브랜드의 색소 화장품이 일본 내 MZ세대들에게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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