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기자]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104분 동안 경기가 중단됐지만 승부는 끝까지 치열하게 진행됐다. 비도 막지 못한 1위 LG와 2위 KT의 시즌 11차전에서 LG가 웃었다.

LG는 5일 수원 KT전에서 5-4로 승리했다. 3회말이 끝나고 거센 바람과 비가 오면서 경기가 중단돼 사실상 불펜 데이로 경기가 진행됐다. LG가 6명, KT가 4명의 중간 투수를 투입한 가운데 LG가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결승타 주인공은 6회초 적시타를 친 김현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아웃카운트 5개 세이브를 달성해 지난주 부진을 씻어냈다. 더불어 홍창기와 오지환의 호수비로 상대의 안타를 지운 것도 LG 승리 요인이 됐다.

선발 투수 최원태는 3회까지 2점을 허용한 후 3회말이 끝나고 내린 비로 인해 투구를 마쳤다. 최원태 다음으로 유영찬,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박명근, 고우석이 등판했다. 유영찬이 2실점했고 8회말 등판한 박명근이 아웃카운트 1개만 올렸지만 고우석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고우석은 시즌 13세이브를 올렸다.

타선에서는 홍창기와 문보경이 3안타로 활약했다. 홍창기는 수비에서도 안타석 타구를 슬라이딩으로 잡아내며 공수에서 활약했다. 김현수, 오스틴 딘, 오지환도 2안타로 멀티 히트 활약을 펼쳤다. 오지환 또한 유격수로서 든든한 수비를 뽐냈다.

이날 승리로 1위 LG는 시즌 전적 68승 43패 2무가 됐다. 2위 KT를 6.5경기 차이로 따돌렸고 KT와 상대 전적 6승 5패로 상대 전적 우위도 점했다.

LG가 2회초 문보경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뽑았다. 가운데 펜스 상단을 때리는 홈런을 친 문보경은 시즌 8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1사 3루에서 문성주의 2루 땅볼에 3루 주자 오지환이 홈을 밟아 2-0이 됐다.

KT도 반격했다. 2회말 선두 타자 박병호가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그러자 LG는 3회초 오스틴과 문보경의 연속 안타. 그리고 오지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만루 찬스에서 허도환이 희생 플라이. 이어 문성주의 3루 땅볼에 문보경이 득점해 4-1이 됐다.

KT는 3회말 다시 LG를 추격했다. 선두 타자 조용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2루 도루에 성공. 무사 2루에서 황재균이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2사 1, 2루로 득점 찬스를 이어갔고 대타 강백호가 타석에 섰다. 40일 만에 다시 1군 무대에 선 강백호는 최원태의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3회말이 종료되기에 앞서 강한 바람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태풍이 온 것처럼 폭우가 내렸다. 오후 7시 44분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됐고 그라운드에 방수포가 깔렸다.

20분이 넘게 폭우가 내렸다. 순식간에 그라운드 위에 빗물이 고였다. 그래도 비구름이 빠르게 지나갔고 심판진은 경기 재개를 결정했다. 경기 중단으로부터 104분이 지난 오후 9시 28분 경기가 재개됐다.

경기가 다시 열리자 KT가 곧바로 동점을 이뤘다. 4회초 LG가 홍창기와 신민재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음에도 득점하지 못했고 KT는 4회말 2점을 뽑았다. 배정대의 솔로포와 2사 2루에서 황재균의 중전 적시타로 4-4가 됐다.

LG는 6회초 다시 리드했다. 5회초 2사 3루 찬스를 놓쳤지만 6회초 1사 3루에서는 득점했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2루타를 친 후 신민재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 김현수가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5-4로 앞서 나갔다.

LG는 끝까지 1점차 리드를 지켰다. 8회말 박명근이 1사 1, 2루 위기에 처했지만 고우석이 등판해 이호연에게 유격수 땅볼 병살타를 유도했다. 9회말 고우석이 첫 타자 배정대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홍창기가 슬라이딩 캐치로 이 타구를 잡았다. 고우석은 대타 문상철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조용호와 황재균을 범타로 잡아 승리를 완성했다.

KT는 8월 최고 투수로 활약한 윌리엄 쿠에바스가 3이닝 4실점으로 LG전 징크스를 탈출하지 못했다. 타선에서 황재균이 2안타로 개인 통산 2000안타, 2001안타를 기록했으나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장성우가 3안타, 박병호는 2회말 솔로포를 터뜨렸다.

4연패에 빠진 2위 KT는 시즌 전적 63승 51패 2무가 됐다. 한화를 꺾은 3위 SSG에 0.5경기 차이로 추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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