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카디프=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팬 입장 이해한다. 감독께서도 현대 축구를 입히려고 공부할 것.”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국내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외유, 근태 논란이 발생한 것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 있는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A매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 비롯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원정 경기는 쉬운 게 거의 없다. 웨일스가 파이브백을 준비했는데 우리를 인지하고 나왔다. 그래도 이런 경기에서도 배울점이 많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날 한국은 손흥민을 비롯해 주력 유럽파 공격수가 대부분 나섰으나 상대 밀집 방어에 고전했다. 손흥이 전반에 때린 오른발 중거리 슛이 유일한 유효 슛이었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한국 대표팀은 5경기째 무승(3무2패). 특히 클린스만 감독을 두고 웨일스 원정에서 시차 없는 유럽파를 앞세우고도 이전처럼 색깔 없는 전술을 펼쳤다는 비판이 따랐다. 손흥민 등 주력 선수 개인 전술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클린스만 체제에서) 사실 완벽하지 않은 단계다. 한발씩 나아가고 있다. 축구 팬은 완성된 모습을 기대한다. 우리도 잘하고 싶은데 보이지 못해 선수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분명 좋아질 것으로 본다. 4년 전 벤투 감독 시절엔 (초반) 다른 분위기, 다른 결과였는데, 일단 앞으로 대회가 중요하니 천천히 발전하는 모습 보이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치른 5경기에 대해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건 확실하다. (3월에) 4-4-2도 했고 오늘은 4-1-4-1도 했다. 또 다양한 선수가 소집되고 기회를 받는다”며 “감독께서 어린 선수를 좋아하고 기회를 주는 데, 당장 결과보다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고 봤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이런 부분에서 당연하게 (대표팀 내에서) 기회가 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 대표팀은 모든 선수가 꿈꾼다. 특별한 감정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임 이후 국내에 70일도 채 머물지 않고 잦은 해외 출장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날아간 클린스만 감독의 대중적 신뢰는 떨어져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나도 한국인이고 대표팀을 오래 해온 사람으로 팬의 입장이 이해는 된다. 팔은 안으로 굽기에 한국을 더 많이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다만 감독이 무조건 옳다는 것도, 팬이 무조건 옳다는 것도 아니다”며 “축구는 계속 변한다. (감독께서 해외 생활을 통해) 현대 축구를 한국 축구에 어떻게 입힐지 공부를 할 것이라고 본다. 나 역시 축구 팬의 생각에 공감하나, 감독도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영국 뉴캐슬로 이동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부담이 싫고, 견딜 수 없다면 대표팀에서 할 수 없는 레벨일 것이다. (사우디가) 좋은 상대인 것은 확실하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는 등) 엄청나게 이변을 일으킨 팀이다. 잘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9월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경기와 승리로 팬의 대표팀에 대한 의심을 조금이나마 떨쳐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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